20원 때문에 생긴일
문성도
2001.02.14
조회 16
그날따라 선배는 오락실이 너무도 가고 싶었단다.


하지만 주머니에는 120원이 고작이었고, 그돈으로는 오락을 단 한판밖에
할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락실로 향했다.


주머니에 들어있는 120원을 짤랑짤랑 거리며 오락실로 향하는 선배형은 한없이
들뜬 마음으로 오락실에 도착했다.


오락실 ''철권''앞에 앉아 백원짜리 동전을 넣고 열심히 오락을 하고있는데
3분정도가 경과 되었을무렵 한녀석이 2인용 자리에 앉아 도전을 해왔다.


선배는 마음속으로 ''여기서 지면 집에 가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진채 오락을
했지만 ''정신적 겐세이''는 사람에게 별 도움이 되질 못했다.


연속 두판을 내리깨진 선배형은 멍하니 오락기를 바라봤지만 오락에서 승리한
녀석은 회심의 미소를 띄운채 오락을 하고있었다.


'' 젠장. 3분만에 집으로 쫓겨 가야 하는건가...''


어른도 아닌 꼬마녀석에게 당했다는 쪽팔림과, 단돈 100원이 없어 더이상
오락을 이어서 할수없다는 처량함에 선배는 눈에 눈물이 맺혔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꼬마녀석의 철권경기를 뒤에선채 관람하며 넉을
놓고있었다.

녀석이 6판쯤 깼을무렵 고개를 뒤로 돌리더니 구경하는 선배가 안스러운듯
혀끗을 차며 안스러운 동정의 눈길을 보냈다.


구경하던 선배는 온몸에 닭살이 돋도록 쪽팔렸다. -_-;


선배는 그 짧은 찰나에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며 그대로 뛰쳐 나갈까 생각했지만
그대로 오락실을 나가면 더욱 초라해 질것같은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한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게 되었다.


그건 바로 주머니에 있는 십원짜리 동전을 부딪치며 소리를내어 자신의 주머니에
동전이 있지만 일부러 ''구경하는척''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상술이었다.


선배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채 동전을 `따닥따닥` 긁어뎄고 오락을 하는 녀석은
동전 긁히는 소리를 들으며 끝판을 깼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선배에게 말했다.


" 저..한판 더 하려고 했는데 형 먼저 하세요. 아까부터 기다리시는것
같은데..."



선배는 순간 말문이 막히며 머뭇머뭇 거리며 바보같이 입을 삐쭉거리며 꼬마녀석
에게 말했다.


" 아..아냐 형은 시..시간이 남아도니까 너한판 더 하는거 구경하고 할래."



그러나 꼬마녀석의 양보심은 상상을 초월하고 선배의 허를찔렀다. -_-;



" (자리에 억지로 앉히며) 아니에요! 제가 형한테 괜히 이어서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형부터 하세요!! "



강제적으로 끌려앉힌 선배는 이마에 식음땀을 흘리며 주머니에 있는 십원짜리를
만지작 거렸다.


그러나 그 동전은 절대 백원짜리 일수는 없었다. -_-;


당황스런 선배는 벌떡 일어나 바쁜척하며 뛰쳐 나가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랬다가는
정말 바보가 될것이 뻔하다는 생각이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놈은 뒤에서 먼저하라고 보채고, 주머니에는 십원짜리 동전뿐이고...
선배는 오락기를 끌어안고 울고 싶었다.T.T


선배는 어쩔수없이 쇼를 해야 겠다고 생각한채 십원짜리 동전을 오락기에 쑤셔
넣었다.


그러나 십원짜리 동전이 오락기에 들어갈리 만무였다. -_-;



" 어..오락기가 왜 동전을 안삼키는거야. 이..이상하네. "



선배는 혼자 북치고 장구도 치며 쑈를하며 한번의 더 쑈를 한다음에 오락기가
안되는척 하며 오락실을 빠져 나가겠다는 프로젝트를 꾸몄다.


" 이거 참 이상하네. 왜 갑자기 동전을 안삼키는거야. "



그때였다.


갑자기 뒤에 서있던 꼬마녀석이 선배의 모습이 의아했는지 오락기에 동전을 넣었고

오락기는 꼬마녀석의 동전을 단번에 먹어삼켰다.


오락기에는 < COIN 1 > 이라는 문구가 새겨있었다. -_-;


선배는 깜짝놀라 그대로 의자에서 일어난채 꼬마녀석에게 먼저 양보하는척을
하려 했지만 꼬마녀석은 분명 하늘에서 내려주신 저승사자 였을것이다.



" 아니에요. 형이 이걸로 하시구요. 제돈을 넣었으니까 백원을 저한테
주시면 되잖아요.^_^ "



선배는 오락기에서 10원을 빼지 못한채 꼬마녀석을 머리로 꽝하고 박은채
오락실을 뛰쳐 나왔다.
꼬마녀석은 얼굴을 붙잡은채 오락실 바닥을 헤엄치고 있었다. -_-;;얼마를 달렸는지 이름모를 동네에선 선배형은 주머니에 있는 이십원을 만지작
거리며 꼬마를 생각했다.
자신을위해 백원을 넣어준 꼬마녀석.
결국은 박치기를 맞은채 오락실 바닥을 헤엄치며 사경을 헤메던 꼬마. -_-;
그날 선배는 꼬마를 생각하며 죄책감에 잠을 이룰수 없었다고 한다.
...오락실에 갈때 120원 달랑 가지고 가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_-;;
피터팬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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