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녀에게 이 노래를 들려줄 수만 있다면...
소현민
2001.02.14
조회 56
안녕하세요... 항상 cbs fm을 즐겨듣고 있는 애청자입니다.
발렌타인 데이라 연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보고
얼마전 헤어진 그녀가 다시 생각나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97년 5월에 만난 우리는 다른 친구들의 시기어린 눈총에도
불구하고 정말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아직까지 다른 사람을 사귄 경험이 없었던 우리는
서로가 세상에 있는 유일한 사람인양 아끼고 사랑했었죠.
나이는 제가 세살 위였지만, 항상 투정을 부리고 짜증을
내는 건 저였고, 그런 저를 따듯하게 감싸준 그녀는 정말
천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죠.

학교를 졸업하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잡지못하고 여기저기
방황하고 다니던 제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유일한 사람도
그녀였습니다.
제가 그런 그녀를 너무 힘들게 했었는지......

지난 8월, 사소한 다툼끝에 제가 연락을 끊었었죠...
단순히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마음에 그랬는데,
그런 시간들이 그녀에게는 너무 힘들었었나 봅니다.
두달 쯤 지난 후, 전화속의 그녀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더군요... 앞으로는 힘들어도 제가 아닌, 그사람에게
기댈거라고... 오빠도 자기보다 좋은 사람을 만날거라고...

아주 사소한 선물에도 기뻐하고, 화나있을 때도 귓가에
불러주는 노래 한곡에 금새 환한 웃음을 짓곤 하던 그녀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너아니면 안된다고, 나에겐 너 아닌
다른 사람은 있을 수 없다고 그렇게 얘기했지만, 이미
떠난 그녀의 마음만 아프게 한 얘기들이었죠...

발렌타인 데이라고, 며칠 전부터 사람들이 형형색색의
포장지를 들고, 들뜬 표정을 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다시금 그녀가 생각납니다.

그녀에게 들려주었던 노래, 이제는 제가 듣고 싶네요.

신청곡은 유재하씨의 ''사랑하기 때문에'',
신해철씨의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해''

오늘,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며 가슴아파하고 있을 사람들과 함께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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