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의 악몽
김성진
2001.02.14
조회 46

이제야 몸을 추스리고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지난달 15일..
저와 남자친구는 한달전부터 여행을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회사일로 바뻐지면서 일주일에 한번정도 밖에 못만나고..교외로 나가는건 엄두도 못냈거든요..
그래서 한달전 부터 장소를 물색..우린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 유명했던 ''영덕''을 가기로 했습니다.
미리 정보도 알겸 우린 인터넷도 뒤지고 각종 자료도 찾아서 먹거리, 구경거리..가까운 도로망 등의 정보를 수집했어요..
마침내 15일날..6시경 만났습니다. 남자친구는 벤처회사에 다니는데 토요일이 휴무라 금요일 저녁에 출발을 하려고 한거죠. 근데 회사일이 바뻐 목요일 저녁에 야근을 했어요..
그러나 남자친구는 여행으로 들떠서 피곤한 기색도 없이 차를 몰았죠. 우린 예전에 데이트 할때 잘 가던 남한강근처에 가서 저녁도 먹구 남자친구가 절 위해 3시간 전부터 사다놓은 아이스크림도(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제가 무지 좋아하거든요. 거긴 시간별로 포장을 달리해준답니다.)먹고..둘은 신나서 노래도 부르며 갔답니다. 저녁이라 차도 막히지 않아서 예상시간 보다 빨리 도착을 할것 같았어요..
저희의 예상경로는 영동고속도로 -> 남원주IC -> 중앙고속도로 -> 제천 -> 5번국도 -> 단양 -> 영주 -> 35번국도 -> 영덕 이었습니다.
중간에는 소백산을 넘어야 하는데..대관령보다 더 꾸불거리더라구요.. 그래두 오빠가 워낙 운전을 조심스럽게 하는 타입이라 무사히 잘 넘어왔죠.
고개를 넘느라 좀 피곤도 할것 같고..휴게소에 한번도 안셨기에 우린 다음에 나오는 휴계소에서 쉬기로 했죠.. 그런데 국도라서 휴계소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거예요. 계속해서 찾는 휴계소는 나오지 않고 검문소만 2개나 있더군요. 그래서 검문을 받고 막 영주에 들어서려는 시점이었습니다.
갑자기 좌측으로 급커브길이 나온것입니다. 오빠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순간 우리가 타고 있던차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길아래에 있는 논으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순식간의 일 이었습니다. 차는 전복되었고..순간 눈에서 번쩍하면서 머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의식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오빠는 검문때문에 풀어놓은 안전벨트떄문에 운전석에서 조수석에 앉아있는 제 쪽 위쪽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오빠가 먼저 정신을 차려 제 안부를 묻더군요. 전 오른쪽 머리가 뜨거움을 느꼈고 그것이 흐르는 피임을 느꼇습니다. 오빠는 당황했습니다. 그떄 그곳을 지나가는 여러분들인것 같았습니다. 바깥이 웅성웅성하더니 이내 구급차가 와서 전 실려갔습니다. 응급실에서 귀위쪽에 5바늘은 꿰메고 약간의 타박상..그리고 다행히 오빠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정말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저녁따라 어두웠기도 했지만 급커브를 알리는 표지판도 없었고..더우기 전날 내린 약간의 비가 산길이라 조금 얼어붙어 있어 방지대책으로 모래를 뿌렸놓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래에 미끌어진 모양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이야기지만 저희가 사고난 1시간 뒤 또다른 차가 전복되었다고 하더군요.

전 거기서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응급처치를 받을때도 입원을 해서 저녁때 잠을 설칠때도 오빠는 제곁에서 한시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미안하다고..자기가 대신 다칠껄 그랬다며..안타까운 눈빛으로 지켜주어습니다.
비록 다쳐서 몸은 아팠지만 오빠의 그런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17일 서울로 올라온 우리는 비록 무서운 일이었지만 사고의 크기에 비해 경미한 상처였에 감사했고..또 서로에 대한 마음을 또한번 확인했습니다. 즐거운 여행을 보내지 못한것이 아쉬웠지만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운전 정말 조심해야함을 더욱기 피로한 상태에서 초행길..저녁운전은 금물이라는거..가슴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그냥 지나칠수도 있었는데 (논 아래라 잘 보이지 않았거든요) 아래까지 내려와 함께 걱정해주시고 신고해주신 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컬트트리플-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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