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10월 15일 결혼식 잘 치르고, 신랑 친구들의 장난 아닌 장난으로 인해
제주도행 신혼여행 비행기를 놓치고 첫날밤도 기막히게 보낸 신부입니다.
이 일을 비밀로 하려고 무지 노렸했는데, 모두가 다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저의 낭군은 위로? 전화를 무지 많이 받았답니다.이 일을 공개적으로 모 인터넷 싸이트에 올려 만 천하에 공개한 모규덕예비신랑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이 글을 올립니다.
결혼식 당일 신랑 친구들은 웨딩카로 국산차 중 가장 좋은 차를 렌트를 하여공항까지 저희를 배웅하려고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차라도 저는 지금 그차를 보면 치를 떨고, 경끼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차 때문에 비극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 날의 일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신랑친구 중 한 명이 대구 공항 근처에서 차를 렌트를 했고, 대구에서 오면서걸리는 시간도 미리 확인을 했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그 말 끝까지 믿었습니다.
예식이 시작되고 남들과 같이 주례사 마치고...
변춘애부장님 군인들 결혼식에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아시나요?
(제 신랑이 해군인 관계로 모진 벌칙을 다하고서야 저희를 보내주더군요.)
예식이 끝나고 신랑신부 퇴장할 때, 예도대에 의해 신랑은 팔 굽혀 펴기 30회부터
시작해서 저를 안고 앉았다 일어났다 30회, 저를 업고 식장을 한 바퀴 돌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고, 신랑 위에 저를 태우고 팔 굽혀 펴기 스무 개, 나중에는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저랑 둘이서 어깨동무를 하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30회 더 하고, 저희 식장 시간이 다 되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둘 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어째든 예식을 마치고 웨딩카에 올라 저희는 공항으로 향했습니다.친구들은 팔공산에서 공항까지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하며, 다음에 하자던
뒤풀이를 굳이 팔공산에서 식사라도 하고 가자고 하여 전원카페에서 식사를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는데, 그 시간이 17시 40분. 잘 달리다가 차가 하나, 둘 막히기 시작하면서 차가 움직이지 않는 겁니다.
차가 막히자 운전을 하던 신랑 친구는 손에 땀을 내가며, 걱정하며 차를 모는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행기 시간 때문이 아니라 비싸게 빌린 차 흠집 날까봐
그랬다는군요.차 흠집 나면 자기 한달 월급이라나...
친구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차를 걱정하다니..
그래서 차를 천천히 운전했었다 생각하니 정말 기가 막히더군요.차가 막히자
"야! 오전에 공항까지 몇 분 걸리더냐"
"25분 걸리던데..."
"차 막히더냐?"
"오전에는 하나도 안 막히던데..."
차 막힐까봐 일부러 뒤풀이 나중에 하고 바로 공항으로 가자고 그렇게얘기 했건만,
30분이면 충분하다고 식사하고 가자고 하더니...
세상에.. 25분 거리를 한 시간이 다 되어도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탈 비행기 시간은 19시. 지금시간 18시 40분. 공항까지 거리는 얼마 남지않았지만 차가 움직여야 말이죠.
긴급히 공항에 전화를 하니 18시 58분까지 오면 탈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겨우 공항 입구에 도착하였을 때는 19시 10분경. 하늘로 떠오르는 비행기 한대를 보았지요.
바로 저희가 탈 비행기였습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
그 순간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건 첫날밤 멋진 추억을 만들려고 예약한 비싼호텔비가 떠 오르는거 있죠? 이것도 아줌마 증세인가요?그나마 위안이 된 건 옆차도 신혼부부 태우고, 운전석에 있는 운전사 열심히
담배를 태우고 있더군요.
저희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도 또 있었습니다.
이게 다는 아니었습니다.
저희는 다음날 부산에서 가는 비행기를 다시 예약하고 비싼 호텔 구경도 못하고
아쉽지만 진해(저희 보금자리)로 돌아와서 다음날 출발하려고 했지요.알지도 못하는 대구 지리를 이리저리 헤매며 고속도로를 타고 창원에 도착하여
친구들을 내려주고 진해에 도착한 시간 22시 50분경.
끔찍하게 울리는 신랑의 핸드폰소리...
바로 친구들이었던 것입니다.
"야 니네집 어찌 가냐?"
"왜?"
"피곤해서 진해에서 자고 가려고.."
신랑 친구들도 창원에 저의 친구들을 데려다 주러 내려왔던 것이었죠.
결국 이렇게 친구들은 진해 우리보금자리로 파고 들었고, 잠시 그렇게 들렀다
갈 줄 알았던 친구들은 라면 끓여 달라며 생떼를 쓰는 것입니다.
뭐, 배고프다나?
거기에다 한마디 더 라면에 만두와 계란은 꼭 넣으라는 것이었습니다.그래서 저는 라면을 끓여주고 첫날 밤 신랑과 같이 먹으려 했던 과일부케의과일과삼페인, 아무 소리 없이 친구들에게 상납했습니다.저 첫날 밤 멋진 호텔에서 신랑과 "자기야! 우리 행복하게 잘 살자" 하면 "우~~응.
자기야 사랑해" 하며 삼페인 들이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꿈은 신랑 친구들에게 빼앗기고, 첫날밤 마저 친구들에게상납당하고...
어째든 친구들이 옷은 갈아 입고 자야 한다길래 있는 옷, 없는 옷 다 찾아 친구들 주고, 한 번도 덮지 않은 새 이불 펴주고... 이렇게 저희 첫날밤이 흘러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친구들은 조용히 사라지고 아무도 없었고 그나마
미안했던지 이불이랑, 옷이랑 잘 개놓고 구미로 올라갔더군요. 단 한 명만 빼고...
어제 라면에 만두랑 계란 넣어 달라던 친구 있죠? 그 친구만 옷을 던져 놓고갔습니다.
정말 미워...
이건 저의 하루동안의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긴장해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곧 결혼을 하는, 저희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저희를 이렇게 만든친구 중
한 명인 모규덕이라는 신랑 친구입니다.
낭군이 보내준다 해도 전 비행기 절대 못 태웁니다.
저희도 못 탄 비행기. 그 비행기 타는 꼴 절대 전 못 봅니다.그땐 아마 해외로 여행을 가는 걸로 아는데, 그거 놓치면 아마, 친구들이랑 3박 4일 같이 있어야 할 겁니다.
그 친구의 보금자리에서...
이 친구를 시작으로 저의 복수가 시작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청곡: 우리남편의 애창곡인 젝스키스의 기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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