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선 자꾸만 눈시울이 뜨거워져요...
조금만 더 있음 저희 아버지께서 삶의 끈을 놓으신지 2년이 되거든요..
벌써 2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제가 학교 갔다 집에 돌아오면 어디선가 제 이름을 부르시며 반기실것 같아요.. 적어도 3년전만 하더라두 아침마다 지금의 자명종 시계대신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깼었는데... 다른 친구들 집에선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어머니가 안계신 저희 집에선 아버지께서 다른 친구들의 어머니 몫까지 하셔야 했거든요...
요즘엔 아버지께서 왜그리두 일찍 삶과 이별을 하셨는지 자꾸만 원망하게 되요..조금만 더 살아계시지.. 한 5년만 더..아니 3년만이라두 더 참고 기다려 주시지..
저희 아버지는 하얀 남방에 넥타이를 메고 깔끔하게 양복을 입은 모습이 아닌 한여름에두 땡볕 아래서 풀을 메시고 손에는 항상 흙내음이 묻어나는 그런 외소하고 초라해보이는 농부셨어요...
그래서 어릴때부터 언니랑 전 ''우리 크면 아빠 좋은 양복 한 벌 맞춰드리자..'' 이런 말을 자주 했었어요.. 그리고 아버지께 꼭 지켜드리리라 약속했구요...
하지만 이제 겨우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데.. 아직 그약속을 지키기엔 많은 날들이 더 있어야 하는데.. 그약속을 지키고 싶어도 평생 지켜드릴수없게 하시고서는 저희 아버지께선 너무도 일찍 저희를 두고 떠나셨어요..
예전엔 울퉁불퉁한 흙길을 아버지가 모는 경운기 뒤에 재밌게 타고서 논을 따라다니며 아버지 일도 도와 드리고 가을이 되면 아버지와 밤도 줍고 그랬었는데...커가면서 그런일들이 왜그리두 창피하게 여겨졌는지.. 어느순간부터 아버지께선 그 많은 농사를 혼자 지으셨어요.. 많이 힘드셨을 텐데 저희에게 한번도 도와달라는 한마디 내뱉으신적이 없어요...
그렇게 아버진 평소에 저희 앞에서는 늘 강하게 보이셨지만 저희가 보지 않는 곳에서 혼자서 많이 힘들어하시며 소리 죽여 우셨어요.. 하루는 한밤중에 제가 자는줄 아시고는 제머리를 쓰다 듬으시며 울먹인 소리로 조용히 이말을 하셨어요..
"우리 막내 지영이 결혼하는거 까지는 보고 죽어야 할텐데...미안하다..."
그리고는 눈물을 닦으시며 마당으로 나가 애궂은 담배만 피우셨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집안의 물건들은 하나씩 하나씩 새것으로 바껴가지만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곳, 아버지의 모습은 아직도 제 맘속에 그대로 있어요..
이제서야 정말 소중한 분이란걸 알겠는데 왜이리도 늦게 이사실을 깨닫은 건지..부모님이라는 사람은 부끄럽게 여겨선 않되며 오히려 존경하며 평생을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야할 분이란걸 이제서야 알겠는데...
제가 나이가 들어 삶의 끈을 놓아 다시 다음생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전 저희 아버지의 딸이고 싶습니다.
신청곡: 이선희 5집중에서 마음처럼 그대곁에
다시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유지영
200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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