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사는 31세 주부이구요..나름데로 재밌기도하고 실망스럽기도 해서 사연띄웁니다....
올해초....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여자가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익숙한 얼굴... "어머! 언니이~~~" "히야...OO구나!" 그애는 나의 중학교시절 첫사랑의 동생이였다... 그시절 애꿏은 시누(?) 노릇할라 그랬는지 무지하게 날 미워하고 틱틱거리던 나보다 한살어린 지지배... 그와나는 같은 교회 학생부였다... 키도크고 더불어 기타와 노래를 잘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멋진그림과 글을 잘쓰는 한마디로 우리교회 킹카였다. 그때만해도 어리숙하고 숫기없는 나....가슴으로 속앓이하며 첫사랑을 키워 갈때쯤....그 교회 분열이나서 패가 갈려 전도사를 따라 작은교회로 떨어져 나오게됬었다... 나도 더불어 그오빠따라서 전도사가 개척한 작은교회로 다니게되었다...(그때만해도 무지 순진하고 착한...교회 열심히다니는 소녀였다) 학생회 인원이 별루 안되는 탓에 내가 학생부 회계와 주보만드는일.. 그리고 반주까지 도맡아서 하게되었다... 그것이 첫사랑의 결실을 맺게되는 순간이였다... 그오빠 그림잘그리는 덕에 같이 주보만든다는 구실로 교회에 오붓하게 따로이 만나 주보만들고 복사하러 같이가고 시간나면 피아노치며 찬송가도 부르고...너무나 이쁜 시간들이였다... 중간 중간에 위에서 언급한 OO라는 그 오빠동생이 껴들어 심통을 부리기도 했지만 고등학교갈때 까지 정말 무지하게 붙어다니고 좋아했더랬다... 이쁜그림과 글씨로 편지나 시를 적어 코팅까지 해가며 나에게 쑥스럽게 전해 주곤하던 오빠... 기타를 배운다는 구실로 또 만나 살짝 스치는 스킨쉽에 가슴떨려하던 나....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요즘의 드라마 "가을동화" 못지 않은 그림이 나올듯도 싶다.... (사랑이야기는 여기서 줄이고....) 하여간에 어찌어찌하여 고등학교진학하면서 내가 점점 교회와 멀어지고 자연히 그 오빠와도 멀어졌다...아스라히 기억속으로... 그리고 학교졸업하고 잠깐 직장생활하고 지금 신랑만나 불나게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둘을 낳을때 까지 그 첫사랑의 기억은 정말로 감쪽같이 한번도 꺼내보질 않았었다....올해초 그오빠의 동생을 만나기 전까지... 우연히 마주친 경주... "어머..언니 결혼했구나..이뻐졌네... 나 이동네 살어 함 다시 만나자.." 전화번호 까지 교환하고 헤어졌다... 어린시절 날 엄청시리 구박하던 그지지배가 다커서 서슴없이 잘해주는것이 당혹스러울만큼 그 지지배는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었다.. 그냥 묻어두었다...전화번호...또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얼마전 동네 병원에서 그애를 다시 만났다... 이래저래 인사치레하고... 겨우 들을수있는 그오빠 소식....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구 글쎄....아들이 다니는 미술학원근처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단다.... " 아 그랬구나....느이 오빠 잘 지내니?" "히히...언니 울 오빠가 첫사랑이지?" .......... 마치 자기 오빠는 내가 첫사랑이 아니라는듯이 기분나쁘게 물었다..."첫사랑은 뭘 어린나이에 첫사랑이냐..." 애써 기냥 넘겼다... "오빠한테 안부나 전해줘...." 그리고 헤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전에 뜸금없이 전화가 왔다....전화기 저 밖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목소리.......순간 가슴이 덜컥....."OO이니?" 오랜만에 들어보는 목소리...하지만 알수있었다.... 첫사랑의 그 남자... 어린시절 첫사랑의 상대가 이렇게 짜릿하게 지금 다가오는 느낌은 뭘까... "어......오빠...." 잠깐의 어색한 분위기 끝남과 동시에..... "OO한테 들었다...이 근처 산다구? 내가 미술학원하는거 알지? 니 아들 지금 5살이라며...OO학원보내지말고 우리학원으로 보내라... 여기는 점심도 직접해서 멕이고 요구르트도 주고 (칫..요구르트안주는 데가 어딨어...얼마나 된다고...- 내생각) 어쩌구 저쩌구....... 아니 그럼 정에 못이겨 그 학원에 보낸다 치자....매일매일 부시시한 얼굴로 눈꼽도 안떼고 학원차에 태워보내는 나를 그 오빠한테 매일 보여줘야 한다는 소리 아냐? (인건비절감을 위해 직접 학원차를 몬다는 그 오빠....) 아니지....안될말이지....내 첫사랑앞에서 내 추한꼴을 매일 보여줘야 한다는건 나에게 고문과도 같은 일이 될꺼 같았다.... 가을동화같이 희뿌옇게 아련하게 아지랑이 처럼 모락모락 피어나던 첫사랑의 기억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OO이니?" 하고 나를 불렀을때 순간적으로 난 너무나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만나자고 하면 어쩌나...날 보고 실망하면 어쩌지? 애들은 어디다가 맡기고 나갈까? 애들데리고 나가면 구질구질해 보이겠지...... 내가 왜 그런생각을 했을까.... 어린시절 그 기억에...그 순수했던 그 추억이 요즘은 너무나 그리워서 일까? 하여간....어색하게 "응 오빠...좀 생각해보고 전화할께...아들이 지금 다니는 학원을 너무 좋아해서 어쩔까 몰라...." 얼렁뚱땅 전화를 끊고 난 웃음이 났다...난 왜이렇게 오바를 한거지? 그래...첫사랑은 첫사랑으로 묻어둬야지... 이그 OO를 만났을때 전화번호 가르쳐주지 말걸..... 이렇게 첫사랑과의 애틋한 해후를 꿈꿨던 저는 잠시나마 예전생각을 하며 끄적 끄적....적어봅네다....아쉬움을 뒤로한채...
그때를 생각하며 은지원의 Memory를 신청합니다
꼭꼭꼭꼭꼭 들려주십시요
녹음준비하겠습니다
나의 황당한 첫사랑 재회기...
김현정
200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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