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담의 설움...... 그러나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전 서울에서 5, 6학년 체육전담을 하고 있는 자칭 예쁘고 깜찍한 여교사입니다.
교육경력은 1년 6개월..... 이제 신참 초보교사죠.
지금부터 체육교담의 설움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체육교과는 남자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여자아이들은 싫어하는 과목이죠. 그래서인지 여자아이들은 체육시간이면 전혀 움직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조금 다치기라도 하면 세상이 무너진 듯 울죠.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왜 이리도 몸이 약한지 운동장 한바퀴만 돌려도 " 선생님 힘들어요. 죽겠어요"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학원다니느라 노는 시간, 운동할 수 있는 시간도 없이 쫓겨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불쌍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요. 그래서 전 체육시간 만큼은 아이들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무섭고 힘들게 한답니다. 그래서 얻어진 별명은 "핵폭탄 선생님" " 남장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답니다.
수업시간에 말을 듣지 않아 꿀밤이라도 한 대 주면 " 선생님 신고할 꺼예요. 학교 폭력이다 " 이런 말들을 서슴치 않고 하는 아이들을 볼 때 더 마음이 아파옵니다. 옛날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데 이런 말을 듣고도 아이들 비유를 맞춰야 하는 것이 현실이니 정말 이지 힘들어요. 그래도 담임이면 말이라도 잘 들을텐데 ... 자기담임 아니라고 내말은 장난으로 알고 .. 정말이지 슬픔이 눈앞을 가려요.또한 여자로선 체육을 가르친다는 것이 무척 힘들어요. 신체사고가 가장 많이 나고 남자아이들의 시도 때도 없는 끝없는 싸움.... 그리고 날씨..
여름엔 더운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까맣게 탄 얼굴에... 겨울엔 추운 운동장에서 덜덜 떨고 잠깐 실내라도 들어오면 홍당무가 되어버린 내 얼굴.. 정말 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해 지기까지 한답니다.
또한 항상 체육복에 모자만 쓰고 다니니 파마 한번 못해보고 예쁜옷 한번 입어보지 못한 내심정 아시나요. 정말 눈물이 흑흑흑.....
그래서 체육수업이 없던날 하루는 정장을 입고 출근을 했더니 아이들이 하는말 " 선생님 안 어울려요" 혹은 " 선생님 무슨일 있어요" .. 그럴 땐 참 가슴이 무너집니다.
변춘애씨
저도 예쁘게 꾸미고 아이들에게 예쁜 선생님이다. 라는 소릴 듣고 싶은데 아이들은 내마음도 알아주지 않고......
그래서 올해는 담임을 꼭 해야지 라는 신념을 가지고 희망서를 냈는데.... 그런데... 경력에 밀려 또 체육전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로해 주세요.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해서 교직계로 들어섰기 때문에 이모든 것은 행복한 투정이라 생각해요.
보람을 느낀적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사용한 체육교구들을 무겁고 힘들기 때문에 치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남학생이 " 선생님 제가 다 정리 해 드릴께요"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너 혼자는 힘들어" 그랬더니 끝까지 자기가 하겠데요. 2층으로 옮겨야 하는 물건인데 번쩍 들더니 가더라구요. 그 뒷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핑~
무거워서 엉덩이가 실룩실룩 움직이며 걷는 그 아이를 보며 새삼 보람을 느꼈고 아침에 "체육선생님!" 하고 달려서 내 품에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 그 동안의 피로가 모두 녹아버린답니다. 전 교직이 천직 인가봐요.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어요. 전국의 체육 교담 선생님들 건강하시구요. 체육교담의 어려움 다른 선생님들도 알아주셨으면 하고요. 얼마 있으면 졸업하는 안양 민백초등학교 6학년들 선생님 한테 체육배우느라 수고했다. 그리고 올해도 너희의 건강은 이 귀엽고 깜찍한 선생님이 지킨다고 꼭 말해주세요.
임창정의 내가 웃는 건
체육교담의 설움....그러나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유은실
200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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