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편지 (엄마가 시집가는 딸에게...)
배수미
2001.02.10
조회 21
사랑하는 내 둘째딸 수미에게...
이 편지를 받고 있을때는 손서방과 조용히 있겠구나. 허지만 이 엄마는 얼마나 슬프겠노(우리 엄마는 경상도 발음나는대로 적었음)
28년 긴세월이지만 생각하면 짦은것 같네. 이제 어였이 손씨네 가정으로 시집을가는구나. 엄마는 할일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잘 커서 어렵던 생활과꿈많은 시절을 잘 넘겨왔던 너희들을 엄마는 고맙게 생각한다. 왜 엄마가 너를 미워하겠니 어려울때 많은 고비가 있을것 같아서 때론 모질게 했다. 이것이 엄마가 살아온 경험이다.
이제는 너희들 행복만 빌면서 살아가는 우리 노부부라 생각이 들면서 이편지를 쓰면서 눈물이 날려고 하는구나.
수미야 이제까지 수고하고 욕많이보고 많은 고생도 했다 이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참고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 이 허전한 집에 오면 너 없이 어떻게...
이젠 기다리는 마음도 없어지는 구나. 늦게오면 화도내고 애도 태웠지만 이제는 한편으론 걱정이 없어지겠지만 또 한편은 잘 살아야지하는게 엄마의 걱정이다.
나혼자 있으면서 수미가 진작 시집을 갔으면 지금 나혼자겠구나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고 눈물이 난다. 이렇게라도 몇자 적어서 너희들이 읽을수 있으니 좋고 잘 읽어주리라 믿으면서 쓴다.정말 손진국씨가 잘해줄거야 수미한테..
많이 못해줬다고 흉보지 말고 부디 건강하게 아들,딸 낳고 잘 살아야한다.
이 박미자 엄마가 늘 기도하면서 열심히 살께. 우리 걱정은 조금도 하지말고 열심히만 잘 살아라. 좋은 밥에 좋은꿈꾸고 돌아오는날까지 신혼의 좋은 추억 많이담아 오너라. 내딸 내 사위 정말,정말 사랑한다.
2001.2.10 엄마가 딸 수미에게.
이런 편지를 받고 시집온지 2년이 넘었어요. 정말 엄마와 많이 싸우고 시집왔는데 자식 낳고 살아보니 부모님의 마음을 새록새록 알게되더군요. 저도 한 아이의 엄마로서 좋은 부모가 되도록 가끔씩 이 편지를 읽으면서 다짐하곤 한답니다. 이 편지가 꼭 소개되었으면 좋겠구요 또 연락부탁합니다. 좋은 방송 항상 듣고 있어요 건강하세요.
소찬휘의Who Needs Your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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