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와 빵구난 스타킹
이진희
2001.02.09
조회 25
안냐세요? 변춘애 언니!!!
전 올해 23살 먹은 처잡니다.
제가 오늘 할얘기는 가슴한켠이 저려오는 얘기랍니다.
전 어제 6여년이나 사귀어온 그에게서..목걸이를 선물루 받었답니다.
그전에두 이것저것 저에게만큼은 아낌이 없는 그였지만 정작 지갑이 휘청 거릴 정도의 선물은 까마득한 5년전 반지외엔 첨이라 기분이 넘 좋았답니다. 얼만큼 좋았냐구요? 평소엔 ''뚱땡이'' , ''바보'' 란 소릴 들으면 하루 웬종일 바가질 긁어대고 기차화통 삶어먹은 아줌마 처럼 소릴 땍땍 질러대었는데 오늘만큼은 그런소리에두 남얘긴양 얼굴 곳곳에 미소가 잔뜩 머금었고...작은 일에두 웃음이 까르르 터졌으니 어느정돈진...대충 짐작 가시겠죠...?
그렇게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남자친구 어머니 가게에서 어머니, 그, 저, 이렇게 셋이서 오붓한고 한가한 저녁을 만끽하고 있는데...어머님께서 고단의 무게루 소파에 쪼글셔서 졸고 계신것이었어요. 그래서 편히 다리를 펴드리는데... 저는 그만
닭똥 같은 눈물을 뚝. 뚝. 뚝 떨어뜨리고 말았답니다.
어머니의 스타킹이 코가 나간 정도가 아니라... 아에 빵구가 뻥뻥 뚫려있는게 아니겠어요...그는 장난스레 "에이 엄만 스타킹 빵구..." 말을 못 잇더군요
여전히 졸구 계신 어머니를 한번 보구선 이내 고개를 떨구더군요. 우린 둘다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저역시 부끄러운 맘에 고갤 들수 없었어요 왜 부끄러운지는 굳이 설명 안드려두 아시겠죠.
저는 괜히 그에게 화를 냈답니다. " 담배값 줄여 엄마 스타킹이나 하나 사드려" "건장한 아들이 셋인데... 잘들났다" 정작 죄송해야 하는건 저인것 같은데 말입니다.
저는 조만간 스타킹 한박스 를 사들고 어머닐 뵈려 합니다.
혹시나 어머니 자존심이 다치는건 아닐런지 망설여 집니다
아니 좀더 솔직히 스타킹 내놓는 제손이 부끄러울것 같아 두렵습니다.
변춘애씨 저 참 못난 예비 며느리죠? 잘해야지 언제나 다짐하곤 하는데두 말입니다...그어머니에 대한 사랑만큼은... 턱없이 부족한가봅니다.
저 좀 야단 쳐 주세요... 더 잘하라고 격려두 해주세요..
Memory-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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