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잠든 얼굴보며...(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황보미
2001.02.09
조회 17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말을 매일 같이 듣고 계시죠?

저는 25세 이제 막 2달지난 아이의 엄마에요...
지금은 (저를 포함하여 3식구) 저를 제외한 우리집 식구들이 모두 잠들어 있답니다. 아직까지 오빠라 부르는 내 남편 내일 출근을 위한 수면이죠...(경찰공무원)
왜 남편을 오빠라 부르는지 아세요? 여보란 소리가 낮뜨거워서 그런건 아니구요

우리들이 같이 새둥지를 얻은날은 1999년 8월18일 이지만 아직까지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인지 여보라는 말보다 오빠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건요 저의 집 사정 때문이죠..
우리들의 만남은 한창 IMF가 시작되어 중반쯤 되었을때죠... 사업을 하시던 아빠가 회사 부도로 인하여 한마디로 집안이 엉망이 되었어요..참 이때는 이런일이 나에게도 생기는구나 드라마에서나 보는 뻔한 스토리가 나에게도 라는 ...
그래서 이날 부터 TV에서 보는 사건들이 내가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어쩌만 나에게도 생길수 있는 일이라 같이 아파하고 안타까워 하죠
아무든요 그일로 인하여 저는 학교휴학후 아르바이트를 하는 도중에 우리 오빠를 만났죠... 연애를 하는 중에 난 솔직히 나의 이상형은 좀 마른편이였는데 정반대인 상대를 만나니 눈에 차겠어요> 그러나 특출난 오빠의 장점을 저는 보았답니다.
순진하고 솔직함이죠.. 1998년 8월20일날 처음보고요 그해 12월 26일날 프로포즈를 받았죠. 생각나네요.. 종로 한 커피솝에서 같이 살자는 말.. 그때당시 오빠는 집이 전남남평이지만 근무지는 경기도 일산 모파출소였거든요...
그러나 저는 쉽게 대답을 못했죠 아버지는 회사부도로 사기죄로 감옥에 가셔서
집에 안계시고 남동생은 군대에 갈예정이고 여동생은 고등학교3학년이였으니...

그러나 지금은 그때 오빠의 의지대로 그다음해1999년 4월에 저의 엄마에 동의를 얻어 저는 오빠의 피앙새가 되었죠...
그후에 2000년 3월에 오빠의 집(전남남평)에서 부모님들이 올라 오시고 저희는 엄마와 외할머니와의 집안 상견례가 있었죠.. 결혼식을 올려야 되니깐요.. (아직 아빠가 출소하지 못해서 외할머니께서 나가셨어요)
좀 순서가 뒤밖껴 버렸죠?
그래서요 2000년 9월 가을에 날을 잡아 결혼식을 올리기로 되었지만...
지금 내옆에서 고이 잠든 우리 2달막에 안된 내 아들.. 혁이
태어날 예정일이 9월 초였답니다. 상견례 당시엔 제가 임신한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상견례하고 내려가신 다음날 몸의 변화가 생겨 병원에 가보았더니 임신 6주라는 거예요.. 기쁨은 잠시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어떻게 하냐라는 거였죠..
물론 우리 친정집에서도 어떻게 하니?라는 말을 연속터졌지만 모두의 축복속에 우리 혁이는 태어났구 그사이에 아버지도 나오셨어요..
사건은 그때부터죠 아버지가 감옥안에 계시면서 당료병에 합병증 까지 얻으셔서 출소후에 만성심부전증으로 수술을 받으시고 몇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바람에 어머니는 식당에서 힘들게 일하시지만 병원비 생활비로 월급을 쓰시느라
오빠네 어머님 아버님은 아이까지 나았기 때문에 결혼을 서두르지만 저의 사정이 안되기 때문에 미루고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 언제 결혼식을 올릴지 계속 미지수랍니다.
.
제가 이렇게 약 3년동안의 일들을 올린 이유는요...
그런 저를 언제나 아껴주는 저의 오빠에게 미안해서 랍니다.
오늘 아침 서로 다투었어요.
제가 일을 나간다고 인터넷에 구직광고란에 신청을 해서 전화가 오는데 오빠는 아직도 앞도 안보이는 아이를 두고 일을 나가려 한다구 소리를 높이는 거에요.
난 혼자 일하는 우리 오빠의 짐도 좀 덜어주고요.. 조금이나마 결혼식 비용과 나중에 들어갈 집안에 필요한 집기들을 구입해야하는 비용을 내가 감당하려는 얄팍한 생각에 아이는 외숙모에게 맞기고 일을 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나도 화를 내는 오빠가 밉더라구요.. (사실 잘못은 내게 있는것을 알지만 그놈에 자존심이 먼지)
난 전후사정 이야기 하기에는 자존심이 생겨서
그래서 난 이렇게 맘에도 없는 말을 했어요.. 난 맨날 부엌일에 아기돌보는 일까지 부엌대기가 아니잖아...
그말에 오빠는 날 부엌대기로 본적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했죠... 싸움은 이렇게 시작했죠..
처음이예요 싸움이라는 거..
그래서요 오늘 하루는 말도 안하고 밥도 안하고 뚱하고 있었지만 오빠는 점심시간부터 설거지며 아이우유주는 것부터 모두 자신 하는거예요
솔직히 이렇게 일을 하는거 새삼스럽지 않지만
전날 저녁 9시에 일하러 나가 아침9시에 퇴근해서 집에 온 오빠...
잠을 한숨도 못자고 꼬박 날밤을 샜기 때문에 힘들거 뻔히 아는 난데..
하지 말란 말도 못하고 마음속으론 피곤할텐데라는 말이 입속에서만 계속 맴돌고만 있지만 저는 끝까지 못본척 하고 있었죠.
그런데 저녁에 먼저 그러더군요 화내서 미안하다고...그래도 전 시원스럽게 대답을 안했어요
계속 뚱하고 있었죠...
도리어 잠자리도 바닥에서 잘려고 이불을 깔고 TV를 보고 있는데
9시가 지나고 10시가 지나고 어디선가 숨소리가 나더니 돌아보니 손을 턱에 괸채 잠이 들어버린 오빠의 모습
잠든 모습을 보니 그때 생각이 들더군요...
미안해 오빠 라는 말을 왜그리 못했을까

변춘애 언니 ..
아마도 내일도 할말을 못해서 후회하는 일이 있을까봐 겁이 나요..
그래서 이렇게 부탁드려요
내가 미안했다구... 그리고 오빠맘 다안다구... 어제 후회많이 했다구요...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구
우리 지금처럼 나중에 나이를 먹어도 서로 위로해주고 아픈마음 달래주는 이맘 영원히 변치말자구 꼭꼭 전해주시면
저 용기를 내서라도 내일 저녁에는 다시 웃는 얼굴로 오빠 미안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Tom&Jerry-태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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