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신혼일기
송수경
2001.02.10
조회 21

엄마의 신혼일기를 몰래 공개할까 함니다.
엄마는 직장생활을 하시다 아빠를 만나 결혼을 하시게 되었다나봐요.
결혼 처음부터 아빠는 거짓아닌 거짓으로 엄마를 속이셨데요.
80년대에는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많이 갔데요.
그래서 엄마 아빠도 제주도로 정했데요.
엄마는 그말을 믿고는 마침 엄마의 절친한 친구가 같은 날 다른 곳에서 결혼을
했는데요. 서로 제주도로 신혼여행가서 만나자고 약속까지 하셨다지 뭐예요.
근데 이를 어째요 엄마는 생각지 않은 아빠의 행동에 무척 화가 나셨데요.
알고보니 신혼여행지는 아예 정하지도 않고 가까운 온천으로 가려고 생각을 하고 계셨던거예요.
그때 아빠는 그리 썩 형편이 좋지 않으셨거든요.
몹시 기분이 상하신 엄마는 아예 가고 싶지 않으셨지만 그때는 어려서 그냥 아빠가 하시는데로 따라 가시기로 하셨데요.
그놈에 사랑이 뭔지 저 같으면 않갔을 거예요.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식이 끝난뒤 피로연에서 아빠는 친구분들이 따라주는 술을 다 받아 드시고는
친구분들이 잡아주는 택시를 타고 신혼여행에 오르셨데요.
하지만 술에 만취한 신랑 아빠는 다 도착하도록 술에 취해계셨고
호객 행위를 하시는 분들이 호텔로 향해서 택시를 세우고 안내를 하드랍니다.
어쩔수 없이 안내하는 곳을 따라 호텔을 잡았지만
엄마 말씀으로는 맘에 들지 않는 3류 호텔이었다나 봐요.
신혼 첫날을 그렇게 보내고 그 다음날 다른 숙소로 가서 묵으셨데요.
맘에도 내키지 않는 사진을 몇장 찍고난 다음날 또 아빠의 술버릇 때문에
사건은 터졌죠.
인사를 드리러 고모집에 가신 아빠는 또 술을 드셨데요.
아빠는 집으로 오는길 취기가 더하면서 새댁인 엄마를 몹시 곤욕에 빠트리고 말았데요.
한복차림의 엄마는 택시를 기다리는데 술에 완전히 취하신 아빠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괜히 시비를 거셨데요.
다행스럽게도 지나가던 사람들은 더러워서 피한다는 듯이 지나치더 랍니다.
그뿐인줄 아세요?
아빠는 담배마저 거꾸로 물으신채 도로가로 비틀비틀 걸어가 택시를 잡으려
하시더래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더해지는 아빠의 주사는 계속 되었다지 뭐예요.
아빠는 넘어지기를 수십번 하셨고 그 바람에 입에문 담배는 기역자로 꺾여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는 담배를 꼭 물고 계셨데요.
너무 창피한 엄마는 고개도 못 드신채
아빠를 잡아 끌듯이 데리고 집으로 가셨데요.
지금은 이 이야기를 엄마는 웃으며 해주시고 계시지만 그때는 너무 속상해서 우셨데요.
변춘애 아줌마 이 모습이 상상이 되세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엄마 아빠의 신혼여행을 되돌려 드리고 싶은거 있죠?
지금 저희 아빠 술 안드시냐구요?
물론 아니죠.
술없는 아빠의 인생은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거든요.
결국 술을 너무 좋아하시는 아빠는 얼마전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를 당하셨지요.
그덕에 저희는 차없는 예전처럼 외할머니댁으로 경북에서 경기도까지
기차를타고 다니게 되었어요.
저희는 모처럼 기차여행이라는 설레는 여행을 할 수있게 되었죠 뭐
코요테의 내 사랑 전할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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