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날밤
김준구
2001.02.09
조회 19
안녕하세요
저는 30세된 경찰공무원입니다
99년 5월15일 스승의 날을 결혼식날로 정하여 결혼을 한 저는 현재 귀여운 6개월된 공주를 하나 두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신혼 초 형사계에서 일을 해보지 않겠냐는 전화를 받고 집사람의 동의를 얻어 평서 하고 싶었던 일이라 강력반에서 형사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척이나 힘든 시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각종 강력사건들을 접하면서 .... 작년 12월경에는 오토바이 절도단을 검거하기 위하여 대구로 지방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보름동안 여관에서 장기투숙을 하면서 차안에서 잠복을 해야 했고 범인들을 미행하고 증거를 수집하는등 겨울날 자동차안에서 시동을 켜놓지도 못하고 잠바에 몸을 깊숙히 파묻고 쏟아지는 잠과 씨름하면서 집에서 혼자 있는 아내를 떠올렸습니다

그때는 집사람도 지방에서 저 하나보고 시집을 와서 마땅히 함께 시간을 보낼 친구도 없이 늘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 항상 집사람에게 미안한 생각만 들더군요 크리스마스 이브날 겨울 철수 명령이 떨어져서 집으로 돌아온 저는 피곤하지만 아내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밤을 보내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녘인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잠을 깼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잠결이라 집사람의 어깨를 손으로 두드려 주면서 "괜찮아 나야"라고 말하면서 다시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을 수 밖에 없는 코메디 였죠 하지만 그때는 언제나 혼자서 잠이 들던 집사람이 갑자기 옆에서 자던 나를 잠결에 발견하고 잠결에 놀라서 소리를 지른 것이 정말 웃을 일 만도 아니였죠

신혼 초부터 저는 출근은 있지만 퇴근은 없는 식의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을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형사계에서 진급도 하고 아기도 태어나 그때를 회상해보면서 웃을 수 있습니다

저의 아내가 결혼하기전에 몇달치 월급을 저금하여 가장 소중하게 간직했던 보물1호인 로렉스 시계를 팔아서 저의 결혼 반지와 시계를 마련해 줄때 역시 지금 생각하면 가슴 뭉클한 기억인것 같습니다
Message-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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