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던 스무살 그해에 뒤늦게 찾아왔던 감정.....
소위 말하는''첫사랑''의 열병을 앓았었습니다
불행히도 서로가 공위하는 감정이 아니라 혼자서 안타까워했어야만 했던 짝사랑으로요....
그 아이는 저를 그냥 친한 친구로만 알았을거에요
일년이란 길다면 긴 시간동안 말 한마디 표현도 못하고, 바보같이 애타하다가 그렇게 연락이 끊기고 그 아이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죠.
이제는 어느새 삼십대 초반의 주부가 되어버렸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제 곁에 있지만, 문뜩문뜩 그때 즐겨듣던 음악들이 들리면 용기없던 제 모습과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혼자하던 사랑이라 뒤돌아봐도 기억나는 추억은 없고, 가슴아리던 그때 그 감정과 그 아이의 모습밖에는 없지만 그냥 미소짓게 되는 건 아마도 소중히 간직되는 비밀이기 때문일겁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모든것이 가능해진 시대덕분에 얼마전에 그 아이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답니다.
검색창에 그 아이의 이름을 입력하면서 "설마....."했었는데, 나이와 이름이 같은 사람들이 예닐곱명 나오더라구요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그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답장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죠, 솔직히 어느정도 기대를 안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요
몇일뒤에 답장이 날아왔습니다
잘 지냈냐는 안부의 글 몇자와 핸드폰 번호가 적혀있더군요
적혀있는 핸드폰번호를 누르는게 어찌나 힘들던지.....
벨이 울리는 동안에도 ''받지 말았으면..''하고 바랬으니까요
전화너머로 들리는 그 애 목소리를 들으면서 반갑기도 했고 떨리기도 했지만 오년전에 찾을 수만 있었어도 때늦은 고백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울했었답니다. 남편에게 미안한 감정까지 뒤섞여서.....^^
반가워하면서 언제 한번 보자는 그 아이에게 그러자고 대답했지만...
만나지는 않을겁니다.
추억이 아름다운 이유는 ''추억이기 때문''이겠죠.
지금의 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어색하고 두렵고, 또 지금 제 곁에서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다만 그 아이를 혼자 좋아하며 끙끙거리던 제 옛모습을 떠올리면서 그 때 그 시절에, 제 얘기인냥 슬퍼하며 듣던 그 노래를 신청합니다
(너무 예전노래라 어린 청취자들이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너의 마음속에 내가 있다면-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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