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돌이 지난 아들놈이 하나 있습니다.
기다림 끝이 얻은 아들이라 정을 듬뿍 주고 키워서인지 정말 맹랑합니다.
요즘들어 걔가 좋아하는 노래가 생겼답니다.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
TV에서 가요 쇼를 볼때면
"엄마, 호림이가 좋아하는 노래 부르는 아저씨는 안나와?" 하고 물어보다가 어쩌 다 나오는 날에는 기 - 차게 따라 부르곤 한답니다.
(점 하나를 찍을까 ~) 하고 허공에 대고 또는 내 볼에 대고 점을 찍기도 하고 원을 그리며 (그 누가 쉽다고 했나~) 오 예 ~ (하늘을 찌르며 마감동작)
우리는 그게 재미있어 틈틈히 노래 불러 줄것을 요청했고, 우리 아들은 멋드러지게 불러 대곤 했죠.
그런데 그 애가 이제 우리나이로는 여섯살이 되었는데 동생을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그런데 이놈이 어찌나 잠이 늦게 들던지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한테 대부분의 시간을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그리고요. 우리 신랑은 성격으로 치면 이보다 더 좋을수 없죠. 밥 주는대로 맛있게 잘 먹어 주죠. 딴데 한눈 안팔죠. 잠잘 때는 머리를 바닥에 댐과 동시에 한없이 꿈나라로 빠져들죠.
그래서 모든 면에서 지나치게 예민한 나는 신랑을 단순동물로 결론짖고 치부한답니다.
어느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인 저는 동생을 하나 보기로 작정하고 어느어느날을 지정하여 신랑한테 알려 줬더니 야릇한 미소로 응답을 하더군요. 자신있다는듯이...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거하게 해 먹이고 서로 눈을 맞추어 깜박거리면서 신호를 보내고 준비를 했는데 이놈의 아들이 잠잘 생각을 안하네요. 내일 일찍 출근하려면 모든것을 일찌감치 끝내고 잠을 자야 하는데 (사실, 오늘도 늦어서 꾸지람을 들었거든요)......
신랑은 아들을 재우라고 하고 컴퓨터 앞에 앉더라구요.그러고는 컴퓨터에 빠져서 돌아올줄 모르고.......
예민한 나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보고 열 받쳐 씩씩거리고 있고....
상황이 이쯤되니 오늘 품은 뜻은 포기해야 할 판인데, 한편 생각하니 이러다가 또 내 나이 한살 더 먹고 큰애하고 나이차이는 더 날거고 도저히 포기해선 안될 상황 !.
용기내어 , 잡 시 다 ------ 했더니,
신랑은 눈치를 보며 들어와서는 아들이 자는지 확인을 하는데 아직도 눈만 말똥말똥.
그런데 잠시 후 웬 코고는 소리-.
그새를 못참고 잠이 들고 마는 신랑.
내 마음을 몰라주는 신랑이 밉고, 분위기를 따라주지 않는 아들이 미워 씩씩거리며 있는데, 이번에는 웬 노래 소리 - .
사랑은 아무나 하나 ~ 눈이라도 마주쳐야지 ~
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
사랑은 아무나 하나 , 그 누가 쉽다고 했나 ~ 오 예 ~~~~~
아직 잠이 들지 않은 아들이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우렁찬 목소리를 자랑하며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르는데, 이 모습을 보고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금지된 장난-비비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오영이
2001.02.07
조회 29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