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해진 우리 부부
정수미
2001.02.07
조회 15
신정과 설을 보내고, 그 다음주엔 아버님 생신으로 다시 한 번 진주엘 다녀왔습니다..
왔다갔다 경비가 보통이 아닙니다..
거기다 어머님의 서운한 말씀.. 신정때 빈 손으로 내려왔다고 신랑한테 뭐라 했다고 하더군요..
서울에서 거기까지 한 번 내려가는데 들어가는 돈이 얼만데.. 게다가 구미사시는 형님네는 내려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친정부모님은 가끔 귤 한봉다리를 사가도 무슨 돈이 있어서 이런걸 사오냐며 빨리 돈 모아서 집장만하라고 뭐하 하시는데, 그렇게는 못 해주실지언정 서울에서 내려오느라고 수고했다는 말씀 한 번을 안하십니다..

이제 결혼한 지 10개월째.. 시댁식구들 적응하기도 벅찬데, 맞벌이하다 얼마전 제가 직장을 그만둬 신랑월급으로 살아기도 빠듯한데, 그렇게 서운한 말씀을 하시다니..
거기다 아버님생신때 밥까지 굶어가며 얼음길에 넘어져가며 배운 손뜨게 솜씨로 뜬 조끼를 선물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고 크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시골다녀온 후로 너무 서운해 괜히 신랑한테 짜증을 부렸어요..
그게 쌓이고 쌓여 드디어 어제 싸웠습니다..
아침엔 밥도 못 챙겨주고 신랑은 나간다는 말 한마디 하고, 전 못들은척 이불속에서 자는 척 했지요..

속이 무척상합니다.. 결혼생활은 둘만 좋아서 되는게 아니라는 현실이 답답하고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해야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신랑이랑 처음 만났던 찻집에서 들었던 전람회의우리를 들으며 오늘 저녁 신랑한테 어떻게 화해해야 할 지를 생각해 보렵니다..

정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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