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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사모)의 발족 선언문입니다.

시민의 힘으로 CBS를 살립시다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발족하며-

우리는 이제 작지만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으려고 합니다. 한국 방송 사상 최초의 본격적인 청취자 모임인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C사모)''을 발족합니다.

그 동안 방송의 주요한 이해 당사자인 청취자(시청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것으로 대응할 뿐이었습니다만 이제 우리는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방송에 적극 참여하려고 합니다.

지금 CBS는 미증유의 혼란 속에 빠져 있습니다. 현재 CBS 노동조합의 파업은 100일을 넘어섰습니다. 기자가 없는 CBS의 뉴스는 통신 기사를 받아 적은 것일 뿐이고 다른 프로그램들도 PD와 아나운서 없이 제작되어 품질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크고 작은 기술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우리, CBS를 사랑하는 청취자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호경 사장 등 CBS 경영진은 대화를 회피해 오다가 최근엔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후배를 훈계했다는 이유로 기자를 해고하고 출연진의 방송 정상화 선언을 주도한 프로그램 진행자를 일방적으로 교체했으며, 급기야 대화 상대인 노조 위원장과 사무국장을 부당하게 해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우리는 청취자들이 나설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치욕적인 우리 역사에서 CBS는 한결같이 올곧은 목소리를 내보내는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빛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CBS는 영영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이름이 될 지도 모릅니다.

CBS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른 데에는 권호경 사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는 이른바 ''총선 화분''과 ''충성 편지'' 등의 사건으로 공정 방송이라는 CBS의 정신을 훼손했으며 부당한 인사와 징계권 남용으로 회사 내부 뿐 아니라 교계에서까지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방송사 최고 수준의 엄청난 급여와 활동비, 판공비까지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진 권호경 사장이 CBS에 남겨놓은 것이라고는 부실경영과 불의와 무책임 뿐이라는 비판입니다. 상당수의 현업 간부들이 직접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언론사 초유의 사태도 그의 놀라운 무책임성 때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재단이사회의 뒤에 숨어서 한국 교회의 대표임을 내세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한국 교회의 이름을 욕되게 할 뿐입니다. 권사장의 퇴진이 CBS 살리기의 첫 걸음이 될것이라고 우리가 믿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에 우리 C사모는 ''권호경 사장의 퇴진과 CBS의 정상화''를 내걸고 십만인 서명 운동 등, 진지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CBS를 살려내기 위한 우리의 연대는 특정한 방송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됐지만, 그것은 결국 우리 언론과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에 다름 아닌 것으로 믿습니다. CBS의 문제는 결국 바른 언론의 문제, 그리고 우리 사회의 정의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CBS를 사랑하는 우리는, 많은 일을 하려고 합니다. 권호경 사장의 퇴진과 방송의 정상화는 어쩌면 그 첫 단계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청취자로서, 우리는 CBS의 정상화 이후에도 CBS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노력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의 작은 힘들이 모여서 CBS를 살려내고 언론 개혁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그래서 새로운 시청자 운동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우리는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