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흐흐흑
흐느낌이 수화기를 통해서 들려왔어여. 친구라고 짐작했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는게 그냥 전화를 끊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지만
전 그러지 못했어여. 지금 그 친구가 무너져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
이었죠. 어머니께서 집을 나가시고 언니들은 돈벌겠다고 서울로 온양으로
도망치듯 가버리고 이제 아버지께서는 술에 쩔어 생활하시며 이런 더러운
기억만 있는 곳 떠버린다고 하셨다고 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무너져 내렸습니다. 항상 위태로운 모습이었으면서도 자신의 약한모습 절대로 보이기 싫어하는 친구임을 알기에 그토록 자존심이 강한 아이란걸 알기에 지켜주고 싶었어여. 파도가 밀려오면 어처구니 없게 아스라질 모래성이란 걸 알면서도 지금의 모습을 지켜주고 싶어 토닥거려주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휴학을 할꺼라구 그러더라구여. 그리고 뭐든 해봐야 할꺼
라고 희미하게 웃는 데 끝내 추하게 울고 말았어여. 제가.... 친구도
참고 이를 악물고 있는데.... 제가 울고 말았어여. 친구에게 너무 미안해서
얼굴을 처다볼 용기가 나지 않아요.
널 참 많이도 아끼는 사람이 있다는거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
사랑한다 친구야.Young Nation-지누션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바보라는 이름으로......
박민정
200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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