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늘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혼자 알기엔 너무나 재미있었던 일을 알려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때는 다름아닌 결혼하고 이주쯤 되었던 날입니다.
결혼전 집을 얻기위해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결혼 3개월 전부터 남편은 제게 월급을 차압(?)비슷한 걸 당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둘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제 남편에게 전 제 인생을 맡겼고,
(남편은 결혼전에 번 돈으로 부모님께 집을 사 드렸습니다.)
둘이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된다는 생각에 저희 둘은 힘들지만 열심히 살자라는 각오로 시작을 했습니다.
매달 들어가는 대출금을 즐거운 마음으로 값아가고, 조금씩 줄어드는 대출금에 서로 힘들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했습니다. 둘이 맞벌이를 하는 까닭에 자연히 청소는 주말행사가 되었고. 힘든 남편을 위해 저는 주말이면 일찍 퇴근해 혼자 집안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남편의 겨울 가죽점퍼를 세탁소에 맡기고 온지 한시간이나 지났을까
세탁소 주인 아주머니의 전화였습니다.
" 세댁, 주머니에 뭐가 있네."
" 뭐가 있는데요?
"수표가 들어있어. 삼십만원이나."
" 네, 뭐라구요."
쿵쿵 뛰는 가슴을 안고 세탁소에서 남편의 가죽점퍼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갑자기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였습니다.
남편이 날 속였다는 사실에 눈물도 안 나더라구요. 내가 정말 이 남자를 믿고 살아야 하나부터, 이 일을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지까지
가만히 멍하니 앉아 있다가, 수표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두시간이나 지났을까.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아무 내색을 안 하려고 노력했는데....
남편을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눈물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는냐고 물었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가만히 있던 남편이 " 나도 비상금을 갖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내가 그렇게 남편을 주머니를 가볍게 했었나하는 미안한 감정도 들었지만, 어쨌든 나를 속였다는 사실은 지울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시간은 지나고 사고를 수습해야 겠다는 생각에 그 비상금은 국고(내통장)로 환수되었고, 다시는 이렇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남편을 용서 아니 이해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한 삼개월이 지났을까, 또 한번 저를 울린일이 있었습니다.
신혼부부들이 다 그렇듯이 지갑에 사진을 넣고 다니던 남편, 그날 따라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퇴근해 집에 들어온 남편과 이야기를 하던중 지갑을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당황하며, 왜 그러느냐며 지갑을 내 주었습니다. 전 사진도 바꿔주고, 자기 지갑에 용돈좀 넣어 주려고, 하면서 지갑속의 사진을 빼는 순간 사진과 함께 딸려 나온 수표한장 . 이젠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이것도 숙달이 되는건지...
남편도 함께 피식웃으며, 그거 삼개월전에 넣어둔건데 자기가 못 찾은거야.하는거 있죠. 수표발행날짜를 확인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은 확인했지만, 이러고 살아야 하나, 둘다 웃음이 나오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저 이렇게 10개월을 살았습니다.
그래도 알뜰하게 생활을 해준 남편 덕분에 이천만원이나 되던 대출금이 에제는 오백만원도 안 남았거든요. 돈을 벌기 위해 아이 갖는것도 미뤄왔는데 이제는 이쁜 우리 아기도 갖고 싶구요, 이제는 성실한 제 남편을 낳고 키워주신 시 부모님께도 잘 하면서 예쁘게 살고 싶습니다.
송애-에스더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이명희
200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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