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 소개 하고자 하는글은 지난 추석때 시집에서 있었던 정말 웃울수도 울수도 없는일 한가지를 소개할까 해요.저희시집은 5남매인데 남자는 3형제로 저는 둘째 며느리이고 저 위에 형님과 아래 동서가있어요.
작년 구정 설날에 가족들이 모였는데, 음식도 장만하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회포를 풀고 하면서 ''하하 호호'' 남편들 흉도 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 꽃을 피웠지요. 그런데 우리 형님이 커피를 좀 좋아하시거든요. 그래서 시골 농협에서 일회용 커피를 한통 사다가 동서들과 내내 끓여 먹고 몇봉지 남아서 찬창에 넣어 두고 저희들은 고향을 떠나왔지요.
시골에는 칠순 시어머님 혼자서 농사일을 하시면서 사세요.
이제 몸도 쇠약해지고, 힘도 부쳐서 그만 두시고 저희들과 같이 가시자고 해도 "얘들아, 나는 아직도 힘이 있다. 너희들에게 얹혀서 살기 싫다"하시면서 고집을 부리셔요.
이번 추석때도 동서들이 만나서 얘기 나누며 놀던중 커피생각이 나서 찬장을 뒤졌더니 지난번 먹다남은 커피는 없고 커피통에 완두콩이 담겨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님, 여기 커피 어머님이 드셨어요?" 하고 말씀드렸드니,
어머님 말씀" 야아야, 그 있던기 커피가?"하시면서 커피에 얽힌 사연을 말씀하시는 거였어요.
지난번에 혼자 계시면서 된장국을 끓여 드셨는데, 찬장을 보니 봉지에 든게 있어서 ."이게 아마도 야아들이 먹다남은 쇠고기 ''다시다''인갑다"하시면서 한봉지를 뜯어서 된장국에 넣어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휘-- 저어서 맛을 보니 된장국 색깔이 좀 진해지기는 했
는데 맛은 별로 변함이 없더라는 거지요. 그래서 너무 적게 넣어서 그런가 보다 싶어서 한봉지를 더넣었니 된장국 색깔이 아주 진해지면서 색깔은 제대로 나기는 하는데 맛은 좀 씁쓸한 것 같기도 하고, 또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해서 "요새 다시다는 이런긴가?"하고 드셨다는 겁니다. 그 뒤에도 한 두어번 그렇게 끓여서 드셨다는 겁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희들은 배꼽을 잡고 웃다가, 그래도 큰형님이 양심에 찔림이 있었든지, 정색을 하고는 눈치를 해서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는 겁니다.
자식된 도리로써 홀로 계신 어머님을 봉양하지도 못하면서 어머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앞에 웃음을 터뜨린 저희들의 모습이 너무 못됐다 싶어서 매우 자책이 되더군요.
그리고 이 사실을 씨누이들이 알면 아마 우리처럼 웃기보다는 통곡하며 울며 우리 올케들을 나무라겠지요.
지금 이 방송을 듣는 우리 애청자 여러분들도 아마 시골에 계신 우리 부모님처럼 날마다 자나깨나 자식들 걱정, 자식들 잘되기만을 바라면서 당신을 희생하고계신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희들은 이일이 있은후 더 욱더 어머님께 효도하자고 하면서 서로 다짐을 했습니다.
우리 다같이 살아계신 부모님께서 남은 여생 사시는 동안 더욱더 마음 편케 해드리고 효도합시다.
그리고 어머님 정말 사랑해요.
그리고 존경합니다.
저희들 더 어머님을 잘 모시겠습니다.
지난번 사드린 전기자동밥솥 아끼지 말고 사용 하세요.
필요한 것 있으면 또 사드리고, 가능하면 자주 찾아 뵐께요. 전화도 자주 드리고요.
그리고 저희들 웃을 때 속으로 욕하셨죠? 내뱃속으로 난 자식이 아니니까 늙은 시어미 무시한다고, 용서해 주세요.
주주클럽의 라니싸니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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