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에 친정에 갔을때, 엄마를 보고 왈칵 눈물이 쏟아질뻔 했습니다.
너무 오랫만에 뵙고 반가운 마음이 앞선것은 물론이었거니와...
그새 허옇게 내려앉은 엄마의 흰머리 때문이었습니다.
몇년전까지만해도 엄마의 검은머리사이로 흰머리를 찾아 뽑아드리고
그때마다 용돈을 받곤했었는데...
딸을 결혼시킨 이후로 부쩍 허전해하시던 엄마의 머리엔 이제 검은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아지셨던 것입니다.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눈물을 머금고 엄마에게 "엄마... 엄마 이제 염색해야겠어요.... 요즘엔 아줌마들도 색깔넣고 그래... "
그렇지만 평소 알뜰하신 엄마는 미용실에 가기를 한사코 거부하셨고..
그런 이유로... 결국은 딸의 성화에 집에서 염색을 하기로 하셨죠..
열심히 사용설명서도 읽어보고 조심조심 머리에 염색약을 발라드렸습니다.
우리엄마 예쁘고 더 젊게 해드리려는 딸의 마음처럼...
기다림끝에 나중에 머리를 감고 난후의 엄마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차!~ .... 결과는 기대만큼 좋지 않았어요.
곱게 나와야할 머리빛이 여기저기 얼룩처럼 흰머리도 듬성듬성 보였고
막상 염색약에 표시되어 있는 색깔과는 너무나 많이 차이가 난것입니다..
너무 죄송하고 속상한 마음에 울먹거리며 "그것봐.. 그냥 미용실에 가자니까... 돈아끼려다 이게 뭐예요..." 얘기하는 나에게...
엄마는 "괜찮아.. 난 좋기만한데... 예쁘게 잘됐네.." 하고 웃으시는 것입니다....
그런 엄마의 마음에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못난 딸때문에... 미용실도 제대로 못가시고....
엄마라고 예뻐지기 싫으실까.... 엄마도 엄마이기전에 한여자일텐데..
-엄마.... 죄송해요... 딸의 마음은 그날 ..
엄마에게 너무 죄송하고 가슴아팠어요...
담에는 꼭~ 미용실에 모시고가서 예쁘게 해드릴께요-
다짐해보네요...
자우림-안녕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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