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어째 이런일이....
강민철
2000.12.15
조회 31
저는 4살박이 아들과 3살박이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입니다.
연년생을 키운다는 것이 힘이 들어서 처음 1년정도를 친정에 아들을 보내었습니다.
저의 친정부모님들은 홍천에서 조그마한 민물회집을 하고 계시지요.
집으로 데리고 와서도 몇 번 더 친정에 보내었습니다.
친정에서 아들을 데리고 와서 며칠이 지난 어느날, 남편친구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고기집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남편은 술을 시켰지요.
그렇게 열심히 저녁을 먹고 있는데 술을 다 마셔서 저의 남편이 친구에게 더 마시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친구는 그럼 조금만 더 시키자고 했지요.
그리고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들 녀석이 주인 아줌마를 보고 소리를 치는 것이였어요
"아줌마, 여기 맥주하고 소주, 더 주세요"
순간 우리는 당황을 했고, 거기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은 우리를 쳐다보았지요.
그 사람들의 눈초리는 얼마나 술을 많이 사먹었으면 아이가 저렇게 주문을 할 수 있을까하는 그런 눈초리였습니다.
너무나 당황스러운 순간이여서 얼굴이 빨개지고 말았습니다.
저희는 대충 얼버무리고 그 위기를 넘겼습니다.
외할머니 집에 있으면서 손님들이 주문하는 것을 보고 배웠었나 봅니다.
그 이후에도 아들은 회집에서 손님들이 주문하는 소리, 그리고 답변하는 소리를 간혹합니다. 어떨때는 "아저씨, 담배는 거기 없고요, 저쪽에 있어요."라고 하기도 하고요, 음식집에서는 가는 손님에게 자신이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세요."하기도 합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서 세번 이사했다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이 일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웃어야 할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지....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카사블랑카-전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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