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왜 사람을 미워할까요?
손미윤
2000.12.12
조회 35

안녕하세요. 저는 남편은 따라 미국에서 2년간 살다가 온 주부입니다.
한국에 온 지는 석달 정도 되었어요. 2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을 미국에서 살다왔지만, 어던 면에선 그 2년이 길게도 생각되기도 하네요.
왜냐구요?
한국에서의 생활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아니 낯설다기보다, 당황스러울 때라고 할까요?

얼마전 선물을 살 일이 있어서 운전을 하고 백화점에 갔습니다. 그 곳에서 주차장에서 사소한 시비가 붙어 싸우는 두 사람을 보았습니다.
바로 저의 앞 차와 그 앞 차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처음부터 저는 잘 볼 수 있었는데요. 빈 곳을 발견하고 그 곳에다 주차시키려다가 벌어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어요. ''내가 먼저 발견했는데, 니가 먼저 차를 들이밀다니 . . ''뭐 이런 식의 일이었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라는 것이 아니라 왜 사람들이 사람들을 미워하느냐는 것입니다. 조금만 서로 양보하면 아니 내가 먼저 양보해서 웃는 얼굴로 대하면 싸움까지 일어날 중요한 일은 아니지 않나요?

서로에 대한 사소한 배려가 없다는 느낌이 한국에 온 이후로 계속 들어요. 물론 저도 한국사람이고, 미국 가기 전의 제 모습도 많이 그러했겠지요. 2년의 세월동안 약간은 변해 버린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역시 우물 안에서는 우물을 볼 수 없는 법이예요. 한국을 떠나보니 한국사람의 좋은 점과 싫은 점들이 확연하게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
우리 한국 사람들, 저력있꼬, 머리 좋고, 부지런하고, 인정 많고 등등의 좋은 점이 있지만, 서로에 대한 사소한 배려가 이제는 필요한 때라고 생각해요.

한가지만 더 이야기 할까요?
아기가 아직 어려 저는 유모차를 이용하는데, 아파트 앞 상가에 갈 때, 어쩌면 단 한사람도 문을 잡아 주는 사람이 없던지 . . . 정말로 단 한 사람도 말이예요. 몇 사람은 문을 잡아주었어요. 반만. 확실하게 돌아서서 유모차가 다 들어올때까지가 아니고, 반쯤 잡는 듯 마는 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있다가 유모차 앞 머리가 문으로 들어오려고 할 찰나에 그만 놓아버리는 경우 말이죠.
문을 잡아줘도, 이럴 땐 편치가 않아요. ''어서 빨리 유모차 머리를 밀고 들어가서 저 사람이 엉거주춤 잡고 있는 저 문을 잡아야지'' 하는 생각에.
그냥 편안히, 충분히 들어올 시간을 주고, 잡아주셔야죠, 기왕이면.

날씨도 추워지는데, 우리 조금씩 조그씩 맘의 문을 열고, 우리 한국사람 특유의 뻣뻣함을 벗고 ''서로 사랑합시다'' 라고 외치고 싶네요.
노사연-AMEAZING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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