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비타민 c
서금향
2000.12.12
조회 42
며칠전 아침방송에서 비타민 c가 좋다고 나왔다더군요.
입술이 늘 잘 트는저를 보고 이웃집 아줌마가 비타민c를 권하더군요.
그래도 지금은 가면 비타민c를 산다고 사람들이 많을 테니 다음주쯤 가는 것이 어떠냐고 하시더군요.
그 말에 의미를 알수가 없었는데... 친정에 볼일이 있어 갔더니만 평소 과일을 내시던 어머니께서 비타민c를 내시던군요.
아침에 방송을 듣고 대형약국에 들렀더니 점심도 못 먹고 비타민 c만 팔았다고 그러더랍니다.
다섯군데를 돌아다니신후에 2통을 사서 오셨답니다.
그렇지만 이말 할려고 편지를 쓰는것은 아닙니다.
친정집에 한 방은 건강 보조 기구로 가득히 차 있습니다.
요사이 최모씨가 선전하는 의료기기며 지압기 자외선기 침술 쑥뜸기, 훈증기......
이름도 알수 없는 건강기기가 널려 있답니다. 역사가 깁니다.
첨에는 쑥뜸기의 역사 부터 하자면 어느날 약전 골목에서 쑥뜸기를 사 오셨죠.그날 부터 우리집에 너구리 잡는줄 알았답니다. 오죽하면 불났다고 화재 신고가 들어갔을 까요.
아버지의 알레르기 피부염 무좀 등등 그냥 뭉근히 익혀야 다 낫는다며 비명을 질러 대시는 데도 그냥 불을 활활 피우시곤 하셨죠.
병 보다 화상이 더 두려울 정도로.
다음엔 침술을 배우셨는데.장침에서 단침까지.
어디 속이 안좋다는 이야기를 할수가 없었죠.
그 순간 침이 저 앞에서 어른 거리니.
늘 어머니는 딱 한번만 맞으면 낫는다는데 정말 두려웠습니다.
어쨌든 반 의료인이 되어서 동네 사람들 곯았는것 이라든가 아이들경기 했을때나 이유없이 통증이 있을때 엄마는 쑥뜸과 침을 하셨어 많이 낫게 해 주셨어요.
그렇다고 의료 행위를 한것은 아닙니다. 절대 돈을 받고 하신것은 아닌니까요.
취미라곤 할까. 즐거워서 하신것 같습니다.
그때 부터 엄마는 하나둘 의료기기에 욕심을 내시더니만 이젠 한방을 그냥 그 기계들이 차지하고 있답니다.
사위들이 찾아가도 같이 술 마실 시간도 없이 김서방 박서방 양서방 이러면서 한사람씩 그 의료기에 눕혀 진단하시고 기계를 작동시킨답니다.
남편은 장모님 얼굴이 무서워 그냥 기계에 누웠다가 어깨가 다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곤 하지요.
제부는 등에 쓱듬을 해서 물집이 잡혀 누워서 잠을 못 잤다나 어쨌다나..
그래도 저는 어머님의 그 사랑이 좋답니다. 스스로 건강을 지키시니 좋구요 또 이웃집 사람들과 같이 기계를 사용하시니 좋구요.
DADDY BE COOL-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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