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결혼 4년차인 아직은 초보 주부입니다.
방송들을때마다 나도 한번 사연을 보내보고 싶다 생각은 했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제대로 될지 모르겠네요.
저는 오늘 친정엄마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사연을 보냅니다.
누구든 결혼하신 주부님이라면 친정엄마에 대해 애뜻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을 듯 합니다. 저 또한 워낙 처녀적 엄마속 많이 썩인 못된 놈인데다가, 엄마 반대 무릅쓰고 결혼한 나쁜 딸이라 엄마얘기만 나오면 마음이 허전합니다.
워낙 무뚝뚝한 엄마 성격에 "그래 너 힘들지 엄마가 다 안다"하시는 양반이 아니라....친정 다니러 갈때마다 "최서방 제대로 일하냐? 너 제대로 잘 사냐? 거봐라 내 말 안들어서 고생이지? 왜.. 엄마처럼 안산다며 애라 이년아..." 그런 얘기 듣기 싫어 화도 내고 울어보기도 하고 멀리있지도 않은 친정에 일년에 몇번 가 뵙지도 않구요.
그런 엄마가 이제 제 곁을 조금 멀리 떠났습니다.
5년전 사별하시고 혼자 계시던 엄마에게 좋은 분이 나타나신거죠
평소 "엄마인생 찾어, 엄마도 좋은 사람만나면 새출발해" 그렇게 엄마의 재혼을 권유하던 저였는데... 시집간 딸이라 제대로 신경도 못써드리던 차에 어느새 좋은 분이 생기셔서 가신다는 겁니다. 그 소식을 둘째 출산하기 몇일 전에야 들었죠.
글쎄, 전 무척 축복해 드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멍 하데요. 그냥,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나구요,
너무 갑자기 들은 얘기라 그런지 실감도 제대로 나지 않구요. 아기 낳고 산후조리 하느라 전 아직 그분을 뵙지도 못했습니다. 혹시 시댁에 흠이라도 잡힐까봐 엄마는 제게도 그냥 전화로 살짝만 알려주시고, 가버리셨습니다. 좀 야속하더라구요. 멀리 있어도 딸인데, 그냥 그렇게 가셨다니. 아주 멀리 가신것도 아닌데, 좀 기다려 주시지 싶기도 하구요
힘들때나 어려울때는 그래도 엄마 얼굴 한번 보러가고, 엄마 목소리 한번 듣고 그냥 아무일 없었던 듯이 그렇게 위안을 받곤 했는데..., 이젠 섣불리 전화기에 손이 가지도 않고, 찾아가봐야 겠다는 마음도 그냥 마음으로 그쳐 버리구요. 그냥 친정 잃어버린 느낌도 들구요
그래서, 힘들게 결심하시고 가신 길에 축하드린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뭐야!그런게 어디있어, 나도 얼굴한번 봐야 하는거 아니야 어떻게 나하고는 상의도 없이 !!!" 그렇게 화만 내고 말았습니다.
지금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엄마! 엄마 축하드려요. 가셔서 제가 못다한 효도 그쪽 아들 딸들에게도 받으시구요, 어떤분인지는 잘 모르지만 정말 행복하게 사랑하시면서 오래오래 사시구요, 이 못난딸이랑 사위 성공해서 원없이 효도할때 까지 부디 건강하시고....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보고 싶어요"
지난 후회속에서-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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