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다리 아프지마... 엄마!!
윤지영
2000.12.12
조회 45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25살의 대학 졸업반의 예비사회생입니다.
요즘 저는 취업전쟁의 대란의 쓴맛을 조금씩 느끼고 있는 백조입니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전공을 살리고 싶을 뿐인데...
그게 잘 안되네요. 빨리 취직이 되어야 울 엄마 편히 모실텐데...
저는 3수나 해서 그것도 수도권도 아닌 지방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그리 잘 한것도 아니지만 그것도 욕심이라고 남들 하는거 다하고 싶었습니다. 철이 뒤늦게 들어서 더더욱 엄마에게 짐덩어리가 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저희 엄마는 다른 엄마들보다 자식들에게 너무나도 강한 집착을 가지고 사십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자식이라고 남매 둘있는데 큰 딸은 대학 다닌다하고 지방에 가서 일주일만에 집에 들어오고 동생을 지금 학교보다 더 좋은 학교를 들어가겠다고 고시원에 들어가 버리더니 이젠 군대에 몸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자식들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집안 사정이 넉넉해서 대학을 맘놓고 보내는 사정도 아니였습니다. 사실 대학에 간 것도 안보내주면 죽어버리겠다고....
부모님 가슴을 다 후비고 간 곳이기도 하기에....
엄마는 그래도 공부시키겠다고 새벽 잠도 못 주무시고 새벽마다 빌딩 청소를 하러 나가셨습니다. 그럼 엄마에게 늘 미안하면서도 그럼 맘을 표현못하는 참 냉정한 딸이기도 했습니다.
항상 초저녁잠이 많아서 일찍 자리에 드시는 엄마에게 TV 소리 다 들리게 해 잠을 깨우면서도 참 못되게 TV도 제대로 못보게 한다고 어리석은 투정이나 하는 그런 철없는 딸입니다. 그리고는 항상 다리가 아파서 잠을 못주무시는 엄마에게 화를 버럭 내면서 그냥 자~
그리곤 도망가다시피... 애절하게 불러도 쳐다보지도 않았던 저였습니다. 가끔은 그런 엄마가 넘 불쌍하기도 하고 그 불쌍한게 더욱 화가 나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식적으로 우리 부모님 항상 건강해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기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다리 한번 더 주물러 주는게 그게 진정한 효도였는데....
항상 그러고선 뒤돌아서서 미안하다 온 식구를 다 괴롭혀서... 그러고선 한숨 지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시집을 늦게 가셔서 친구분들 손자 손녀 보실 때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고 아직까지 일을 다니시는 우리 엄마....
어릴 땐 동생을 업고 내가 시샘할까봐... 목에다 매달고 그러면서도 힘들 줄 모르시고... 항상 겨울에 감기를 달고 다녀서 콧물이 흘리면 휴지로 코가 상할까봐 입으로 다 빨아서 콧물을 빨아주시기까지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뭐든지 남편인 우리 아빠보다 우리에게 더 좋은 것을 주려고 하십니다.
이젠 힘에 부치시는지 취직하면 이젠 암것도 안하고 집에만 있을련다... 하고선 물러날 준비를 하십니다.
그런 준비가 계획으로 옮길 수 있도록 빨리 취직을 해야 할텐데....
결혼 후 여기저기 쫒겨나다시피 하며 서울에서 헤메다 지금 천안에 작은 진짜 우리의 보금자리가 생겼습니다. 그 작은 보금자리에서 조금 더 편하게 쉬실 수 있게 이젠 그러고 싶습니다.
이사하면서 결혼 사진도 어디로 없어졌는지 어디서 웨딩드레스를 구하셔선 맞지도 않은 드레스를 입고선 예쁘게 아빠랑 사진을 찍겠다고 하십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제게 조금 여유가 있으면 예쁘게 결혼 사진을 찍어 드리고 싶지만 당분간은 어렵겠죠..
암만해도 백조 생활을 조금 더 오래해야 겠습니다.
돌아오는 봄에 취직이 되어서 첫월급을 타면 내복보다 우리 부모님 결혼 사진을 진짜 멋지게 찍어드리고 싶습니다.
꼭 그럴 수 있겠죠....
울엄마 이젠 예전보다 다리가 조금 덜 아프다고 하십니다. 근데 아빠가 조금 힘들어 하시네요...
우리 부모님 항상 건강하시고 제가 조금 더 철이 들어서 부모님께 효도만 하는 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광고에서 그러더군요. 지금 옆에 계실 때 더 잘하라고....
이젠 예전처럼 화도 안 내고 우리 엄마 다리 주물러 드릴꺼예요. 어쩜 가끔 이런 맹세 잊어버리고 화를 낼지 모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만은 잊어버리고 살 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FAKE G''S(절대자)-젝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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