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지금은 집에서 살림을 하는 전형적인 가정주부입니다. 하지만 처녀때 2년 결혼해서 3년 합이 5년동안 다니던 회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육아 문제로 많은 고민 끝에 그만두었었지요. 그런데 며칠 전 그만둔 회사에서 결원이 생길 것 같다고 다시 출근할 생각이 없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우리 남편은 ''이게 웬 횡재''냐며 집에서 뒹굴지 말고 심심할 텐데 회사를 다니라고 적극 권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캬~ 이 남자 정말 제 남편 맞습니까? 집에서 애 키우는데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힘든 줄 압니까? 심심하다고요? 장난합니까? 아이 키우는데 초보라 얼마나 힘든데요, 장난이 아니라고요.., 참고로 아기는 8개월 째이고요, 저는 천기저귀를 삶아 빨아 사용합니다. 우리아기 사랑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겠지만,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는 것도 아기에 대한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제적이고요..유라언니는 알죠? 아무튼 얼마나 손 많이 가는지...
제가 왜 회사 그만두었는지 아시나요? 물론 모르시겠죠? 저 연애 5연한 CC였습니다.(캠퍼스 커플이요), 학교 함께 다니면서 MT도 함께 가고, 여름, 겨울 같이 학교친구들과 여행도 같이 갔었습니다.
그런데 제 남편이요, 복학생 선배였는데, 목소리도 부드럽고, 잘생기고, 게다가 제가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게, 스터디 친구들과(물론 같은 스터디였죠)여행가면, 여자 친구들의 짐 다들어 주고, 식사 때면 "이런 곳에 오면 남자가 밥해야지!"하며 쌀 씻고, 상차리고, 설거지에 커피까지..., 호~ 우리 스터디의 여자들은 모두 그 오빠를 좋아했습니다. 물론 저도 흠모했죠. 그렇게 자상하고 가정적이라면, 제인생의 동반자로 하기엔 횡재인 것 같아.. 열심히 도끼질(편지 쓰고, 선물 주고, 전화하고, 애교부리고 등등)을 하여 제남편으로 삼았습니다. 결혼전 제가 직장을 갖고 있어 결혼하면 직장생활과 가정일 모두하기엔 힘들 것 같다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니, 일하는 여자가 좋다며, 가사 일은 나누어서 하면 되고 제자신의 ''자실''을 위해서(''자실''이란, 자아실현입니다.)라도 회사를 다니라고 하더군요, 호~ 자상하여라..그런데..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면서 가사분담을 하자니깐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소리입니까? 철썩같이 믿었던 약속은 어디가고, 자기는 삼십 년을 어머니가 해주는 밥만 먹었고, 어머니도 맞벌이하시는데 집안 일을 혼자서 다~ 하신 다며 저도 그렇게 하라는 것 아닙니까?
허허~ 저 그래서 무지 많이 싸웠습니다. 처음 약속은 어디갔냐고, 지금은 어머니가 살던 시대와는 다르다고요, 조금이라도 가사분담을 하자니깐 싫다는 겁니다. 맞벌이는 원해도 가사분담은 못하겠다는군요. 아~ 아니 결혼하면 제가 횡제할 줄 알았더니 입장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직원들도 그렇고 우리 주변을 보면 맞벌이하는 집은 많지만 막상 가사 일을 나누어서 하는 집은 글쎄요 전체 30[%]가 될까요? 혹 유라언니 댁도 맞벌이로 알고있는데 남편께서는 얼마만큼의 가사 일을 돕는지 궁금하군요... 그렇다고 매일 싸우다보니 신혼이 엉망이 되는 것 같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결혼했는데, 이게 아니야!...'' 마음 고쳐먹고, 내가 양보하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저 회사 다니고 살림하며, 제 남편은 용돈 꼬박꼬박 주면서 제 용돈은 한푼 없이 아끼고 절약하며 행복을 위해서 참고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그러길 3년 기다리던 아이가 생겼는데, 제 남편, 무거운 몸인데도 불구하고 집안 일을 안도와 주는 겁니다. 제가 피곤해 하거나 근무여서, 늦은 퇴근이어서 집 청소도 못하고, 빨래도 못하고, 밥도 못해도 그 인간 굶고 TV보며, "몸도 무거운데 왜이렇게 늦게와, 자기 배고프지? 얼른 밥해..사랑해.." 아! 졸도 할 것 같았습니다. 아이를 위해 참자, 참아. 또 제가 입덧으로 밥을 못할 때 "자기야 나 밥냄새가 싫어, 자기가 밥하면 안돼? 자기야~"
아!~ 우리남편 밥 물 못 맞춘다고 쌀씻어 압력솥에 넣어두면 아침에 일어나 불만 붙이면서 "내가 밥은한다.." 이게 밥하는 겁니까? 불만 붙이는 거지.. 이것만 그렇겠습니까? 계속말하면 밤샐것같아 이만...
이상황에서 아이까지 낳아 키우면서 회사를 다니기엔 엄두가 안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던 것이지요. 또뭐 지금이라고 도와주겠습니까? 말하면 입만아프죠.. 아이 키우고, 남편 하나에서 열까지 시중들고...또 나름대로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아이 낳기전 그만둔 회사에서 다시 출근을 하라고 하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남편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자실''을 위해서 다니라고 하고..(참고로 아이는 친척 분이 맡아 주시기로 했답니다.), 솔찍히 남편 혼자 벌어서 아이까지 키우자니 힘도들구요...남편말대로 ''자실''을 위해서라도..
남편에게 가사분담을 하겠다는 각서를 쓰라니깐 "부부사이에 무슨 각서? 못써!" 아! 그래서 그럼 합의서를 쓰자니깐 합의서는 쓴다고는 하네요, 그런데 합의서 내용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여러 가지 요구할 것이 많은데...
제가 남편의 합의서 한 장을 믿고 모험을 해야할까요?
상상-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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