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비밀문서 `니쌌다`
김윤식
2000.12.09
조회 40
2년전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일급비밀이었던 ''니쌌다''를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때는 IMF가 한창이던 98년 겨울. 새내기 딱지를 떼어갈 때 쯔음 저희들은 누가 나라를 망쳐먹느니 우리 나라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겠느니등을 놓고 매일을 술과 함께 살았습니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비싼 맥주는 안되고 소주를 마셨죠.저희친구들 네명이서 "함머꼬 주거보자"라는 불량써클을 창단 낮부터 술을 마셨던 정말 철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사건은 11월 중순쯤. 그날도 날씨가 꽤 쌀쌀했습니다. 네명이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중. 친구중에 곰이라고 불리우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그 녀석이 갑자기 그러더군요. "나 오늘 사랑고백할란다."우리는 곰을 쳐다보면서 물었죠..
"누구한테??" "명진이한테.."
순간 저희들은 그 곰녀석을 멀뚱멀뚱 쳐다보았습니다. 명진이는 울 동아리에서 인기있던 여자였거든요. 키가 155정도 될까? 우리 곰이요? 왜 별명이 곰인줄 아십니까? 키가 185에다가 고등학교때 유도전국체전에까지 나갔던 놈입니다. 저희들은 둘이 일치를 시킬려고 해도 도저히..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었죠. 평소에 곰이 명진이에게 관심이 있는줄은 알고 있었지만 고백까지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녀석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습니다.
"고백하고 와라. 여기서 우리 술마시면서 기다릴게..."
했더니 이 곰 녀석이 갑자기 알았다하면서 밖으로 나가는게 아니겠습니까?한참후에 시무룩한 모습으로 돌아오더니 술만 먹더라구요. 뭐 저희들은 당연한 결과라구 생각하고 계속 술만 먹었습니다. 그런데 곰 이 자식이 갑자기 특유의 웃음으로 웃는게 아니겠습니까? 저희들은 이 자식이 미쳤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이놈이 몸만 이렇게 컸지 소심하기 짝이 없는 놈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쯔쯔쯧 혀만 차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자식이 그러는 겁니다.
" 나 명진이랑 사귄다. 명진이랑 사귄다고.."
저희들은 귀를 의심했지만 곧 진실이란걸 알게 되었죠. 서서히 장난기가 발동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백잔에다가 소주를 가득 부었죠. 그리고 기분 좋으면 완샷하라구 했죠. 어찌어찌 해서 기숙사에 가서 쓰러져 잤습니다. 형님들께서 깨우시더군요. 막둥이에게서 냄새가 난다구요. 그래서 일어나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씻었죠. 다음날 오후에나 곰녀석이 학교엘 왔더라구요. 온걸 보니 맞아죽지는 않은 모양이더군요. 아버님께서 곰 이 자식을 씻기시느니라고 힘들었었답니다. 저희들 그 날 이후로 곰집에 절대 놀러 안갑니다. 아니 못갑니다. 그리고 자기 누나에게는 변태라고 놀림을 받는다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곰 이 자식이 아버지께 죽지 않을 정도로 맞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명진일 얻었다는 생각에 히죽히죽 웃고 다니더군요. 저희들이 한 고생은 생각도 안하고.
그 후 수련회 가서 고스톱을 칠 기회가 있었는데 곰 이 녀석이 똥을 싼 사건이 있었습니다. 옆에 명진이도 있었는데.. 저희들은 막 웃었죠. 곰이 똥을 쌋다고. 곰 얼굴이 벌개지더라구요. 저희들은 왜 고스톱에서 똥싼 사건이 그리 큰것인지 곰을 통해 알았습니다. 지금 곰 녀석은 R.O.T.C를 하고 있습니다. 명진이랑 헤어지기 싫어서 군대를 안갔다는군요. 하지만 이 녀석 아직도 술 많이 먹는 건 못고쳤답니다. 저번에는 술 먹고 R.O.T.C가방을 잃어버려서 혼쭐이 났다는군요. 두명은 군대를 갔고 저는 지금 고향에 내려와있습니다. 친구 휴가 나올때에나 한번씩 만나구요. 아참 이 일은 곰 녀석과 절대 발설치 않기로 약속을 한건데요. 할 수 없죠. 상품에 눈이 멀어서 친구를 배반하다니. 이상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일급 비밀문서로 통하는 니쌌다를
온 세상에 알렸는데 후한이 조금 두렵기는 합니다.
이브의 사랑-쿠키(KO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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