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둘째가 뱃속에
송숙경
2000.12.08
조회 38
저는 올 봄에 첫아이를 가진 초보 엄마 입니다.
3년전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으나 그동안 쭉 아기가 없었습니다.
남편하고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겁을 집어먹고 병원에 갔으나, 둘다 건강하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의 정성이 그 동안부족했구나 하며, 서로 약속이나 한듯이 열심이 노력 했지요??

그런데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저희의 꿈이 이루어 지고 말았지요.
저희 임신 2개월된 소식.
저와 남편은 서로를 부등켜 안고 그동안 노력이 헛수고는 아니구나, 세상에 노력해서 안되는 일은 없다라는 진리는 다시금 알게 되는 순간 이었지요.
임신소식을 안 그날부터 어느 남편들과 마찬가지 남편은 저를 왕비 대접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라 언니, 언니도 제기분 이해 하지요.
"물" 하면, 물 대령하고, 한밤중에 "군 고구마가 먹고 싶어" 하면 밖에 나가 사 오고 그 재미는 솔솔 했지요.
입덧이 끝나도 저는 속이 메슥거리다며 계속 남편을 종부리듯 부렸지요.
남편은 아마 애만 낳고 보자고 이를 갈았을 거예요?
그렇지요 춘애님 ?
저는 그렇게 임신10달은 먹고 놀았지요.
남편이 "운동을 해야하는것 아냐 나중에 애 낳을때 힘들면 어떻게 해
설거지라도 하면 어때 "라고 물으면
" 아니야, 계속 안정을 해야돼" 라고 박박 우겨가면서 몸을 사렸지요.
그런데 바로 우려 하던 일이 버려졌어요.
몸무게는 점점 증가하여 임신 마지막 달까지 몸무게가 무려 26kg이나 증가하는 엄청난 일이 버려지고 말았지요.
하여튼 임신10달의 행복한 달은 이미 종반후로 향했고, 어느새 출산의 고통이 저에게 다가 왔습니다.

초산이라 진통은 끝도 끝고 없었습니다.
저는 온갖힘을 다해, 노력했으나 의사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왔지요.
" 아기 머리가 워낙 커서, 머리가 나오다가 끼웠습니다. 순산하기 어렵겠습니다"
"보호와 의논하여 수술을 해야 겠군요"
저는 참을수 없는 진통에 수술을 해 달라도 애원 했고, 남편의 동의 각서를 받고 나서야 수술을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4.5kg이라는 아주 건강한 사내 아기가 제 옆에 누워 있었지요.
사람들은 " 저놈 얼굴좀 보게 턱이 두턱이네" 아니면 "금복주 같아"
의사선생님도 아기가 워낙커서
"산모 배를 10cm 절개 했는데, 아기가 커서 애 먹었습니다.
미용때문에 절개는 더 이상 못하고..." 라고 말을 매듭짓었지요.

하여튼 저는 아기를 낳는지 아니면 돼지새끼를 낳았는지 다들 한 마디씩 하더군요. 남편은 처음부터 그럴줄 알았다면서 미련하다고 구박 하기 시작 했습니다.
10달동안의 서러움을 복수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남편의 복수는 이미 시작 됐지요
산후조리가 끝나고 나서, 남편은 저의 몸매를 놀리기 시작 했습니다.
밥이라도 먹을나 하면 "아이구 또 먹어,자기 지금 그 살 못빼서 평생 못뺀다" 라고 겁을 주는 것은 물론 이고, 시시콜콜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주기 일수 였지요.
하지만 저도 인간적으로 생각 해도 제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몸무게 26kg 증가에 달랑 출산후 10gk 가 빠진게 전부 입니다.
나머지 16kg은 순전이 제 피같은 살들 입니다.
저도 결혼전에는 살 한번 져 보는게 소원일 정도로 날씬하다 못해 삐적 말랐습니다만 유라언니,언니도 애를 낳으면, 몸매가 아가씨적으로 돌아 가기 힘들다는 것 언니는 알지요? 춘애언니가 저희 남편좀 말려 주세요. 이제그만 하라고
하지만 남편의 공격은 그칠질 몰랐습니다.
어느날 남편은 깜짝놀라 저를 바라보면서 " 자기 혹시 둘째가 뱃속에 아직도 있는것 아냐 " 라고 하며 저의 배를 걱정 아닌 걱정을 했습니다.
저도 설마하는 마음에 남편 몰래 배를 만져보곤 했지요.
대책이 없었습니다. 일을 저릴졌지만 수습이 안되 차라리 남편말대로 둘째를 가져볼까도 생각도 했지만, 찐 살에 애까지 가지면, 내 인생 이것으로 끝이 아닐까,걱정이 되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고 못하다가 드디어 다이어트를 결심 했지요하지만 남편 혼자 월급으로, 따로 헬스클럽 다니면서 살을 뺄수는 없고,생각하다 못해 결국 4.5kg되는 아들을 들고 앉잤다 일어섰다 다리 운동도 하고, 양팔로 들어 올렸다 내렸다 팔운동도 했지요.
흘린 땀 방울로 생각하면 이미 벌써 살이 다 빠져 처녀적 모습으로 돌아갔을 법도 한데, 저울의 바늘은 여전히 날 비웃듯이 변함이 없었고, 죄없는 우리 아들만 영문도 모르고 당하기만 했지요.
남편의 구박에서 이제는 탈출하고 싶습니다.
Change-조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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