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제 결혼한지 2년이 조금안되는 초보주부 주민희라고 합니다...
아내로서 남편을 동네방네 망신시키는게 자랑은 아니지만 서도 정말이지 이번일은 해도해도 너무한 우리남편의 행동에 도저히 참을수없어 이렇듯 글을 띄우게 됨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요.. 몇일전 남편따라 돍잔칫집에 함께 갔다는거 아닙니까..
근데요. 공짜라면 머리벗겨져도 대환영인 우리남편은 잔치를 참좋아하는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환갑잔치, 돍잔치, 백일잔치, 결혼잔치... 잔치라는 잔치는 빠지지않고 찾아가 축하보다는 잔치상에 더 관심을 보이는 그였기에 오랜만에 있는 오늘의 돍잔치는 우리 그이에게 얼마나 의미심장한 자리였는지를 종환님과 유라님은 아실라나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우리 남편은 여기저기 신중히 골라온 음식들을 퍼다놓고 한그릇한그릇 처치하기 시작을 하더군요. 그렇게 쌓인 그릇들만 모두12개째....
급기야 메고있던 허리띠를 둘둘 풀어헤치 더니만 나중엔 바지자크까지 홀라당 내리며 먹는 모습이 왜이리 아슬아슬하게만 보이던지... 그저 말없이 지켜보던 전 불안한 마음에 한마디 거들었죠...
"자기야! 여기 부페집에서 기네스 세울일 있어? 대체 왜그래? 누가 보면 마누라가 밥도 안해주는줄 알겠네.." "참나~ 5만원어치 꽉꽉채워 먹을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무슨소리야? 당신 뭐하고 있어? 얼른 좀 퍼와봐.. 비싼걸루다가... 알았지?"
변춘애씨.. 이남자 용서를 해야되나요, 말아야 되나요. 축의금으로낸 5만원어치를 뽕을 뺸다고 목숨 건 저남자에게 그누가 돌을 던지겠느냐만은 이거어디 체면이 말이아니더라구요.그래도 그나마 그정도면 다행이다 싶어지는것이.. 사교성 좋기로 유명한 우리남편, 만삭이 다된 배를 하고는 어디로 슬금슬금 사라지더니만..아니나 다를까.. 여럿모인 회사동료와 함께 신나게 건배를 외치고 있더군요.
''~ 신이시여! 망신당할건 다 당했으니 그나마 집에나 온전히 갈수있게 해주세요..''
저의 바램은 끝내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신나게 외치던 건배는 결국... 눈풀어진 김완선이 제 뒤로 갈까말까 스텝으로 유유히 따라오는 결과를 낳고야 말았읍니다...
그래도 거기 까진 참을만 하더군요. 집앞동네까지 택시를 타고오는데... 정말이지 아직도 그 택시기사님을 생각하자만 얼굴이 붉어져서 낮을 들수없을 정도랍니다.
이자리를 빌어 그 기사님께서 방송을 들으신다면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뭔일이냐 하면..외국물한잔 마셔본적 없는 순수국산, 우리남편이 알아듣기 힘든 굴림소리로 이러더군요. "기~사~님... 사랑합니다.." ~엥? 아내인 저에게도 잘 쓰지않던 말을 처음본, 그것도 남자기사님에게 뭔 소린지...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자기야! 좀 조용히 안해? 기사님이 욕하시겠다. 고만좀해!" "어이 마누라! 이기사님은 보통사람이 아니야! 독수리5형제 알지? 그5형제도 이 기사님한테는 얄짤없다는거 아냐.." 대체 뭔말을 하는건지.. 아무튼 알수없는말들을 지껄이는 남편의 입을 기저귀빨며 다져지고 단련되어진 손으로 힘껏 쥐어뜯어줬더니 그제서야 아픈지 뚝 그치더군요..
근데 말이죠... 아주 기이한 일이 벌어졌지 뭡니까? 들어는 보셨는지요..
택시탈땐 두발로 타고 내릴땐 네발로 기어 내리는 동물을 말입니다. 아마도 스핑크스도 놀랄만한 일이 아닐런지요.. 그게 바로 우리 남편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난게 아닙니다. 쭈~~욱 이어집니다...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남편의 눈뒤집어지는 쇼는 한창 그분위기를 더했다고나 할까요?
갑자기 집앞 전봇대를 부여잡고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며 부르스를 춰대질 안나.. 동네에 세워져있는 자동차라는 차는 두팔로 껴안으며 모조리 옷으로 세차를 하질않나...게다가 목청좋은 우리남편..
"어이~~ 이봐!마누라...우리 전봇대 불빛도 좋은데 부르스나 한판땡기자고~~"
저요~~ 그날이후로 우리동네에서 찍히고 말았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마다 ''양아치 부부들''이라고 소문이 났다는거 아니겠어요. 존경하는 변춘애씨 정말이지 남편하나 잘못둬서 이런 누명을 써도 되는겁니까? 저를 같다가 아니 우리 부부를 같다가 양아치란요.. 억울합니다... 서글픔니다. 홍은동 주민여러분! 우린 양아치가 아니예요.
꼭 이누명을 벗겨주세요....
근데말이죠.. 그날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는데요.. 아 글쎄 몰라도 한참모르는 10개월짜리 우리아기가 그날 아빠의 갈까 말까 방황하는스텝이 자기가 보기에도 웃겨보였는지 까르르 까르르 잘도웃데요...정말어이가 없더군요.. 아빠는 술취해 술주정 부리고, 얘기는 그런아빠를 보며 뒤집어지도록 웃고있고.... 이거 콩가루가 날려도 제대로 날린거 아닙니까.. 참나! 아무튼 그런 남편을 겨우 들쳐메고 들어와 대충 옷갈아입히고 재웠다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말이죠.. 탈수직전인 제게 하늘도 무심하시지 세상에! 새로 사들인지 이틀밖에 안돼는 새이불에 그날 먹은것들을 검사라도 받겠단 심정이였는지 아주 근사하게 엎어 놨더군요...냄세도 냄세지만 어찌나 양이 넘쳐나는지.. (근데 방송에 이런것 써도 되나?)
그날 아침 해떠오를때 까지 이불빨다 겨우 잠들었다는거 아니겠어요...어휴~~제가 왠만하면요! 맹세같은거 잘안하는데요..지가요.. 다시는 남편하고 잔칫집에 가면 더이상 강씨집안에서 사퇴서 낼랍니다.기억하고 싶지않은 돍잔치의 추억.. 이만여기서 줄일랍니다.
추락한 화초와 남겨진 선인장-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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