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얘기를 시작할까 합니다.
저는 작년 그러니깐 1999년 3월에 결혼한 2년차 주부, 새댁입니다.
포항에 살고 있거든요. 그러니 포항댁이라고 불러주세요.
저희 부부는 고향이 부산이라 결혼식도 당연히 부산에서 치뤘지요.
부부 사이에 나이 차이가 많아서 인가요?
조용하게 살짝이 얘기하자면 저의 부부는 젊은 세대치고는 많이 차이나요. 7년!
결혼식날 모두들 나이 어린 신부가 어떤 사람인지 보겠다고 부쩍부쩍 많이 들러주셨지요. 이 시간을 빌어 결혼식을 빛내러 오셨던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근데 저희 부부는 선을 봐서 결혼한 터라 남편의 친구얼굴을 제가 보지못했어요. 마냥 들뜬 결혼식에 좋기만 했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피로연을 하기로 한 그 장소로 둘은 장식도 달리지 않은 차를 타고 향했습니다. 왜 장식이 없냐구요? 왜냐면 우리 남편이 그때 당시 계의 총무라서 차에 장식하나 달지 못하고 남들 다 해보는 폭죽한번 해보지 못했어요.
그건 그렇다치고 하여간 피로연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장소는 육고기집이었어요. 건물의 2층!

신랑 : 점심을 못 먹어서 어떡하냐?
포항댁 : 괜찮아! 우리 피로연연습했던거 알지? 잘해야해!
신랑 : 그래, 이론보다 실전에 강한거 알쟎아. 화이팅!
( 장소는 2층으로 바뀜 )
참고로 저의 신랑 성이 "강"씨입니다.
신랑친구1(일명,조폭과 아이들) : 어이, 강서방!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늦게 도착한거야.
신랑친구2(일명,조폭과 아이들) : 잘됐어. 어솨!
시계벗고 반지 빼고 신부옆에 세워!
신랑친구3(일명,조폭과 아이들) : 매달아....
그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신랑친구1(일명,조폭과 아이들) : 남들은 다 능력있어도 동갑이랑 결혼하는데
늦게 결혼하면서 능력없는 너는 왜 어린분이랑
결혼하냐? 그것도 죄요. 10대만 쳐라!
신랑친구2(일명,조폭과 아이들) : 신부뭐해? 노래불러야 신랑이 살꺼아냐?
왠, 반말????
그때당시 24살이었던 저는 피로연에 가본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열받기 시작했습니다.
포항댁 : 쳐요. 계속 때려요. 그래야 죄값을 치를게 아니겠어요?
신랑친구1(일명,조폭과 아이들) : 때리란다. 100대만 때려라.
이걸 어째? 정말 때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1대...2대..3대...4대....10대....30대... 더이상 볼수가 없었어요.
포항댁 : 살려주세요. 노래부를께요. 곡명은 쿨의 ''운명''입니다.
*** 어느날 우연히 그 사람 본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반주중--**
신랑친구1(일명,조폭과 아이들) : 그게 노래야? 나이트 분위기 만들어....
그날은 완전히 조폭들의 날이었습니다.
피앙새같은 우리 신랑, 어쩌다 조폭같은 친구들만 사귀었는지 불쌍했습니다
전, 발바닥에 곤장맞는 우리 신랑의 모습을 더이상 볼수 없어 열심히 나이트분위기도 만들고 했지만 30대에 접어든 구세대에게 20대의 x세대 신세대는 통하지않았습니다. 결국은 둘다 거꾸로 메달려서 발바닥에 곤장을 맞고 말았지요.
세상에 피로연에서 곤장맞은 신부는 저 밖에 없었을껍니다.
열심히 맞고 있는 순간 갑자기 "아아아아악~~~~~~~~~~~~~~~~~~악!!!"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때까지 맞던 비명소리와는 틀렸습니다.
모두들 : 뭐야?? 뭐야??
세상에....발바닥곤장막대기는 3개가 부려져 있고 저의 신랑 엄지발톱은 온전체가 발갛게 물들어있는겁니다. 그래도 저의 신랑은 결혼해서 좋은지 비명뒤의 고통은 까맣게 잊고 또 비실비실 웃고 있는겁니다.
술을 둘다 엄청 마시고 저는 바닥에 계속 빈대떡을 만들고 남편은 고기3점과 폭탄주3병을 점심으로 먹고 그 조폭소굴을 탈출했죠.
전 비행기속의 변기를 안은채 제주도를 향해 하늘로 떳습니다. 숙소에 도착한 저는 멋진 첫날밤을 기대했건만....
직장선배가 선물로 올려준 뚜껑달린 음식 손도 못데고 엄지발가락을 맞은 저의 남편은 발톱이 빠질락말락 하는겁니다. 둘다 고통속에서 첫날밤을 보냈지요.
다음날 일어나보니 남편발톱이 빠지는겁니다. 이럴수가...
남편이 한마디 하더군요. " 엄지발톱 한개랑 너를 바꿨어. 나이어린 신부 맞이하기 돼게 힘들다. 잘 살자!" 하구요.
아담과 이브 관계는 갈비뼈라면 저희 부부는 엄지발톱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惡: SPACE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