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범할 때 가장 행복하단 말이 진리로 다가오는 시간
윤종성
2000.12.04
조회 49
안녕하세요...춘애님...
이제 고3생활로 접어드는 문턱에 아둥바둥 매달린 꼬마체리라고 해요..^^*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가장 평범한 말로 글을 시작해 보는거에요....
평범..이라는거...
사실 저는 그동안 평범이라는 단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평범 이라고 하면 개성없고 남과 똑같은 그런 모습만이 떠올랐거든요..
그런데 오늘 처음 알았어요..
평범하지 못해서 아주 많이 힘든 사람도 있다는거...
저도 평범한 환경은 아니지만 전 많이 힘들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제가 아는 친구 중에 조금 특이한 친구가 있어요..
무어라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어딘가 모르게 그 친구는 평범하질 않아요
행동거지 하며, 말투하며... 모든게 보통아이와는 달랐죠..
음..굳이 말하자면....그 친구는 수학 정석책같아요..
교과서대로 꼭꼭... 틀에박힌...
다른 아이들처럼 외모나 연예인에 신경쓰거나 하지도 않고..음악도 잘 듣지 않고..공부만 할 것 같은...
그 앨 처음 봤을 때부터 전 그 애가 왠지 답답했어요
바르게 꼭꼭 잡아 묶은 머리, 코에 걸친 안경...
그리고 약간은 불결해 보이는 외모...
그 애에 대해 들어왔던 소문들과 그 애에게서 느껴지는 숨막힐 듯한 분위기에 그다지 다가가고 싶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왠일인지..그 애는 제 근처에 앉게 되었어요..
평소 주위 친구들과는 다들 친하게 지내는데 그 친구와만 껄끄럽게 지내는
건 싫어서 그친구와도 조금씩이나마 말을 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저와 꽤 친해지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전 그냥 표면적으로만 그 친구를 대했구요..
그리고 반 친구들은 그 친구를 조금씩 겉돌게 만들었어요..
그 친군 자기 껍질 안의 세계에 있었고..저흰 그 친구 껍질 밖의 세상에 있었어요..
수학여행을 간다고 조를 짜도 그 친구와는 아무도 한 조를 하려하지 않고..
결국 그 친군 수학여행을 가는 버스 안에서도 혼자 앉았답니다..
하지만 그 친군 잘지내더군요..
어쩌면 그 친구가 표현을 하지 않았기에 모두 그 친굴 겉돌린건지도 모르겠어요..그 친군 소위 말하는 은따..가 되어버렸죠..
그 친구의 말은 듣기도 전에 일단 비웃음을 섞는답니다..
아무도 그 애와는 친구하고 싶지 않아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알게 되었어요..
그 친구가 다른 친구와는 조금 다른...환경이라는 것을...
그 친군 엄마가 안 계시다고 했어요... 혼자 아빨 모시고 동생을 챙기고..그러고 있대요...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한..그 애의 모습들은 그친구의 평범하지 못한 환경속에서 생겨나는 것들이었던가봐요..
그런데 엄마가 안 계시다고 말하는 그 애의 모습은 당당했어요..
저도 평범한 환경은 아니지만...전 그걸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진 못하거든요...보세요..전 지금도 말하지 못하잖아요..
그런데..그 친군 참 대단했어요......
그리고 오늘 그 친구가 제게 물어왔어요..
자기는 우리처럼 되고 싶다고...
"나도 너희랑 어울리고 싶어.."라구요....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왔어요...
전 무어라고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냥...전 그 친굴 봤을 때 답답했던 점을 이야기해 주고 고쳐보라고..말해줬는데... 제가 말을 끝내고 그 친구의 얼굴을 봤을 때...
그 친군 울고 있었어요...
자기도 우리와 어울리고 싶대요....
그런데 아이들은 자길 받아주지 않는대요...
전 그 친구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었어요..
그래도 자기에게 제일 잘 해준다는 사람이 저래요...
그 친구에게 한 제 행동은 얼마나 많은 가식이 섞여있었는데..그걸 그 친군 몰랐나봐요.. 착한 친구의 탈을 쓰고 있으면서도..어쩌면 그 누구보다더 그 친굴 좋아하지 않았던 걸 수도 있는데...
이제 전 미안해서..그 친굴 어떻게 대하나..싶었어요..
그 친군 제가 이런 생각하는 줄은 전혀 모르고 있을 텐데..말예요..
그런데 오늘 많은 생각을 해봤어요..
그 친굴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하는 생각요...
물론 많이 뉘우쳤답니다..^^*
내일부턴 학교에서 제가 먼저 그 친구에게 인사해 주어야겠어요..
큰 소리로 밝게 웃으면서..."안녕!!!"
저의 이 한마디가 그 친구가 자기를 가두는 껍질을 깰 수 있는 시작이 되었음 해요..
그럼 춘애언니께서 큰 소리로 한마디만 말해주실래요?? 유치하지만..젤 솔직한 것같으니까...
"너는 이제 내 소중한 친구야....^^* 나는 너한테 언제든지 손을 내밀어줄 테니까..넌 조금만 네 세계를 벗어나봐..그리고..정말 미안했어.."라구요..
친구가 방송 듣는다면 절 용서해 주겠죠??^^*
그럼다들 행복하세요!!!!!
세레나데-퓨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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