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이은미
2000.12.03
조회 46
어린 딸에게 내내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조금 일찍 눈을 떴는데,,,다시 미안한 생각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딸 가은아.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는 널 지켜보며 부족한 이 엄마의 용서를 부탁해도 되겠니?일요일 아침 이찍 눈울 떴구나!잠자는 널 쳐다보며 울컥 솟구치는 가슴 속 아픔을 이렇게나마 스스로 쓰다듬어본다.
늘 따뜻한 칭찬에 인색하고 나무라기만 하는 엄마.하지만엄마가 못나서 그렇지 우리 가은이가 얼마나 대견하고 기특한지 모른단다.어떨떈 꼭 엄마보다 더 어른스러울때가 있어서 웃을때도 있고 눈물 나도록 감동적일때가 있단다.니가 백일도 되기 전에 밤,낮이 바뀌어 보챌때도 엄마는 심한 짜증을 부렸지.물론 엄마의 건강이 안좋은 것도 있지만 니가 뭘 안다고....아빠의 사업이 곧 잘못되고 우리는 길거리 신세를 지게 되었고 그때도 엄마는 어린 너에게 많이 화내고 조금 잘못한 일에도 과장되게 흥분했었지.미인하구나 정말 미안 하구나.엄마를 참 부끄럽게 만든 지난 날...너의 잘못에 대한 엄마로써의 채찍이 아니라 답답한 현실에 대한 짜증을 어린 너에게 퍼부었던 것 같아 엄마는 내내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엄마의 죄값을 치르게 하는구나!엄마 스스로도 엄마 자격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껴.
가은아!엄마가 너무 철이 없어서 우리 가은이 마음아프게 했다면 그 때 시절은 모두 기억에서 지웢길 바란다.
앞으로 많은 날들 따뜻한 미소로 늘 사랑할게 가은아,용서를 빈다
엄마로써보다 한 인간으로 그리고 이 불쌍한 여자 니 엄마를 용서해다오.
다 알면서 울컥울컥 화날때 마다 너에게 화풀이 하는듯한 나 엄마.
왜 이럴까? 우리 가은이 엄마 잘못 찾아온 것 아니니? 널 통해 이 엄마가 철들어 가고 있어.그리고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 준 나의 동지,나의 딸 사랑한다.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나의딸 가은아! 사랑해!!
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이른 새벽에 엄마.
바보사랑-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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