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마음이 심란한 하루였읍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나의 대학 생활.. 그리고 앞으로 취직을 해야할지
아님 공부를 계속 해야할지............ 하지만 이보다 먼저 이제 100일도 남지 않은 국가고시. 이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어지럽혔읍니다.
전 동전 몇개를 들고 집(자취집)밖 공중전화로 나갔읍니다.
"여보세요!" 하는 아빠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저편에서 들려왔읍니다.
전 무뚝뚝하고 엄하신 아빠와 평소에 이야기를 잘 나누지 않았읍니다. 그래서 전화를 받으신 아빠에게 " 아빠, 전데요. 엄마 좀 바꿔주세요."
하고 늘하던 습관처럼 말했읍니다.
그때 아빠께서 "왜 무슨일이야?" 하셨는데 술이 좀 체하신듯 한 말투셨읍니다. 전 "그냥 힘들어서......" 하고 말을 얼버무렸읍니다.
이때 아빠가"임마 힘들긴 뭐가 힘들어! 아빠는 오늘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고 왔어, 지금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
전 이 말을 듣는 순간 공중 전화 박스 안에서 눈물이 주루룩 흘렀읍니다. 그리곤 전화를 끊고 나서 방에 들어와 펑펑 울었읍니다.
마흔살에 난 늦둥이 딸, 나하나 때문에 지금도 열심히 농사를 짓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
작년엔 아빠가 환갑이셨는데 아빠 친구분들이 자식들이 차려주는 환갑 잔치에 오라는 초대장을 받으실 때마다 ''아직 정정한 것들이 무슨 환갑 잔치야!''하시며 우리 아빠의 환갑은 그냥 미역국을 넘겼읍니다.
그땐 정말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었던 난 마음이 너무 아팠읍니다.
비록 내가 지금은 아무것도 아빠에게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앞으로 졸업해서 정말 아빠에게 잘해드려야지. 그리고 아빠 칠순 잔칫상은 내손으로 크게 차려 아빠 친구분들을 모두 초대하도록 해 드려아지!!!
그리고 지금 제일 하고 싶은말, 그리고 이제까지 한번도 해보지 못햇던말 " 아빠 사랑해요!" 라고 말하고 싶읍니다.꽃봉투-정훈희
아빠 사랑해요~`
권정길
200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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