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사랑....
임가영
2000.11.25
조회 46
---남자

난 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침에 그녀는 꼭 커피를 마신다.
밀크가 아닌 블랙으로 두잔.
그년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목욕을 한다.
그년는 말하기 전에 항상 "응"
이라고 말한다. 지금 내 뒷자리에 앉아 잠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구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난 알고 있다.
그녀는 하기 싫은 일을 부탁 받을 때는
그냥 웃는다.
그리고 내색을 안하는 그녀지만 기분이
좋으면, 팔을 톡톡 두번 건드리며
이야기를 건넨다.
그녀의 집은 10시가 되기 전
모두 잠이 든다.
그래서 그녀와 밤늦게 통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녀는 바지보다는 치마를 좋아하며
연분홍을 좋아한다.
긴 머리는 아니지만 적당히 항상
머리를 기르고 다니며 수요일 까지는
밤색 머리띠를 주말까지는 흰색
머리핀을 하고 다닌다.
푶준어를 잘 쓰지만 이름을 부를
때만은 사투리 억양이 섞인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의 이름을
두 번 부른다는 것도 난 알고 있다.
도서관 저 쪽 편에서 그녀가 지금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난, 그리고 난,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여자

그는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그는 아침에 내가 뽑는 커피의
한잔이 그의 것인지를 모른다.
내가 그와 수업을 같이하는 날
목욕을 한다는 것을 모른다.
그는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내가 항상 그 말을 그를 위해
해준다는 것을 모른다.
지금 그의 뒷자리에 앉아 창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는 어려운 일을 말없이 해 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의 침묵이 긍정이란
의미를 모른다.
난 내가 기분이 좋을때, 그와 손을 잡고
이야기를 얼마나 하고 싶어하는지
그는 모른다.
늦은 밤에도 그의 전화를 기다리며, 불끈
방안의 어둠 안에서 얼마나 그를
그리워했는지 그는 모른다.
그는 치마를 좋아하고 연분홍을 좋아한다.
난 검은 바지를 좋아하지만..
몇 년 전 친구들과 돈을 모아 사준
밤색 어리띠를 그는 기억을 못하며 그가
인상 깊었다는 여인의
머리핀이 흰색이었다고 말한 것도 기억 못한다.
내가 그의 이름에만 억양을 넣는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리고 지금 내 일기장에 그의 이름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도 모른다.
그리고 그는, 그리고 그는...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최백호-보고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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