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1월 17일..
수능을 끝내고 고사장을 나올때부터 불안했다..
하지만.. 철판 깔고 그날 저녁은 가족과 외식을 뻔뻔하게 했다..
왜?
아직 점수 매기기 전이었으니까...
가족들의 물음에 그냥 그런대로 본것같다고...태연히 대답하고선..
그날 밤만이 나에게는 기쁨이었다..
18일 아침..
신문으로 채점..
허허..홀수형인 나는 짝수형 답뿐인 신문에...어이가 없었다..
수험표에 적어온 답이...아무 소용 없으니..
컴맹이었던 나는 PC방에 갈 생각도 못하고..
처절하게.. 그 신문위의 기출 문제에..함문제씩 한문제씩 1교시 언어영역부터 다시 다 풀었다..세상에..가당키나 한 얘긴가..
내가 무슨 답을 쓴건지 생각도 제대로 나질 않았지만..짜내고 짜내어 4교시 외국어 영역까지..근 삼십분이 넘도록 피말리게 다시 답을 체크했다..
그리고 답을 확인하는데...
정말이지 신문이 잘몼된줄 알았다..
어떻게...어떻게 그런 점수가...
언어영역은 나름대로 위로했다..언어가 어려웠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기에..
하지만 언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는 발라덩 자빠졌다..
수학..
엄청났다..엽기적이었다..
할말을 잃었다..
남은 3교시.. 4교시..
더이상은 충격도 충겹답지 않았다..체념...
나의 점수를 안 식구들...
정말이지 난..휴...
학교에서는 더 비참했다..
한 찬구가 서럽게 울기에 "아..너두 시험 망쳤구나..."하면서 함께 부둥켜 안고 토닥여주며 울었건만..알고보니 평소만큼 밖에 나오질 않아..그러니까 목표한 점수가 나오지않아 운거란다..점수가 오르지 않은게 억울해서..평소점수마저 까먹은 나는 그럼 뭔가..으으..
내 눈물이 아까웠다..왜? 난 그후로도 흘릴 눈물이 많았으니까..
집에서는 사흘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침대 속에서 꿈쩍을 안했다..
나혼자가 비참했고..안스러웠다..
12월.. 성적이 나오고 원서를 쓸때..
그때 학교서 나와 울던 그친구는 선생님과 웃으며 대학을 고르고 있었다..그러니까 옵션!!
반면 나는...선생님 눈치보면서 조심스레 골라갔더니.."야..어림없어..10점 더 내려서 다시 결정해"
정말이지 더 내릴점수가 있기나한가?
결국 원치 않는 학교에..원서를 내고도,,
ARS합격자 명단 서비스에서나온 한마디..
"불합격 입니다..추가합격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가족들에게 정말이지 미안했다..
결국 나는 재수를했다..
얼마전 수능을 치뤘다..
다행히도 올해는 나름대로 괜찮다..
틀림없이 작년의 나같은 친구들이 있겠지?
"얘들아, 힘내..지내고 보니 아무겄두 아니야..그땐 못살것 같더니 그런 쓰린 이야길 라디오에까지 올리잖니..?다시 힘내고 자유시간들 알차게 보내고 올바른 선택들 하길바래 허쉬-REMEMBER
작년 이맘때..으으..피눈물의 세월들..
조유진
200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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