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 저 결혼해서 잘 살께요.....
김지현
2000.11.20
조회 50
벌써 가을인가 했더니 어느덧 찬바람이 불어 낙엽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D-day가 얼마 남지를 않았네요... 제가 결혼을 하거든요...
한창 설레이고 기뻐야 할텐데 왜그런지 자꾸 마음 한켠이 우울해지고 있어요....
아마도 서운함 때문이겠죠...... 저희 부모님의 마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테지만요.....
지금까지 27년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딸자식이 시집을 간다는데 서운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있겠어요......
하지만 다른 집의 부모님들에 비해 저희 아빠, 엄마는 유난히 고생도 많이 하셨고, 힘든일도 참 많이 있었답니다.
많은 자식들, 사촌 오빠들까지 7명의 자식을 보살피셨거든요.....
저희집이 특별하게 잘살지 못했기 때문에 아빠랑 엄마는 지금까지 한번도 회사를 다니지 않으신 날이 없었어요.......
아빠는 올초에 정년퇴직하셔서 지금은 집에 계시지만 몸이 좀 안좋으세요......
또 엄마는 지금까지 회사에 다니시는데 2교대라서 무지 힘들어 하시거든요.....
그래두 자식들 때문에 아픈몸 이끌고 아직까지 회사에 다니시는거 보면 마음이 무지 아프답니다.
이런 부모님을 두고 시집을 가려니 자꾸 눈물이 나옵니다.
또 지금은 다들 떨어져 있어서 제가 시집을 가고나면 아빠, 엄마 두분이서 지내셔야 하거든요...
이래서 딸자식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 있는 것도 같고.. 차라리 내가 남자였다면 마음이 덜 아프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난번 아빠가 약주를 조금하시고 들어오신날 제게 그러시더라구요.. 잘 살아야 한다구...
근데 왜그리도 눈물이 나던지 아주 펑펑 울어버렸어요... 지금도 자꾸만 눈물이 나오네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두분의 사랑 반의 반도 따라갈 수 없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줄 알면서도 부모님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은 것을 지금에야 깨닫게 되었으니... 저는 참 불효녀인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그 사랑을 조금씩 갚아나가야겠습니다. 평생을 다바쳐도 모자라겠지만...
항상 그자리에서 변함없이 절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부모님을 위해 결혼해서도 잘 살겠습니다.
그것만이 지금 제가 부모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곳에 편지를 쓰면 마음이 좀 괜찮아질 것 같았는데.. 그래도 자꾸 마음 한켠이 시려옵니다...
Fake G''s(절대자)
정말로 제 결혼을 축하한다고 생각하시면
이노래 꼭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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