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하기전에 중요하게 생각한게 있습니다.
형제들끼리 우애있게 지내는 모습,부모님 공경하며 행복해하는 가족의 모습을 기대하며 남편과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 많은 얘기를 하고선 아들로썬 막내인 우리가 부모님과 시아주버님 의견에 따르며 갈등같은건 일으키지 말자고 서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저는 결혼한지 1년7개월째입니다. 워낙 심성이 착한 남편을 만나서 아직 행복한 느낌으로 삽니다만.. 결혼을 후회하게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건 위로 두분의 형님들이 계시는데요...시누이와 올케사이보다도 더 미묘한 동서간의 갈등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엔 워낙 싫고 좋고가 분명하신 시부모님들에게 적응하기가 힘들었지만 망둥어 낚시 좋아하시는 시아버님과 결혼초 거의 3달 가까이 살면서 아버님 좋아하시는 돼지고기에 술을 도시락 삼아 낚시도 하고, 저도 배워서 아버님,남편,저하고 지평선 축제에 나가서 저만 쌀을 부상으로 타기도 하고, 때론 어머님 좋아하시는 화투놀이도 해드리고, 아버님 낚시가시면 200-300마리는 거뜬하시거든요.그러면 밤 12시가 넘도록 우리 부부는 망둥어 배가르느라고 허리가 아팠지만 지금은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면서 부모님과 즐거움을 느낄때쯤 동서들간의 문제들이 하나둘씩 나타났습니다.
작년 결혼하고 처음이라 집들이겸 어머님생신을 제가 차리게 되었습니다.일방적으로 한마디 상의도 없이 시댁사람들이 정한일이였지만 이왕 집들이겸 하는거라 즐거운 마음으로 잔치를 치뤘습니다. 그런데 IMF로 힘들어지면서 큰형님은 직장을 다니시게되었고, 10년이상을 부모님 생신과 명절을 치루는게 버거우셨는지 지나가는 말로 큰형님께서 "막내동서가 집들이겸 생신차리고, 둘째동서가 아기 백일겸 아버님 생신 차리면 되겠네"라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저희가 올1월에 전북에서 충남으로 이사를 했거든요.. 그때 갑작스런 상황이라 작은형님은 아무말씀이 없으셨어요. 그냥 그 썰렁한 분위기가 그냥 지나간거죠.. 그런데 며칠후 시어머님께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너희가 집들이겸 엄마생일하고, 작은애가 아부지생신을 맡기로 했다며" 전화 못받았니? 하시며 작은형님이 막내인 저하고 상의해서 얘기를 끝냈다고 하셨답니다.
만약 작은형님이 저에게 따로 전화를 하셔서 큰형님이 힘드시니깐 부모님 생신을 나눠서 맡자고 하셨다면 흔쾌히 동의를 했을테지만 저희는 아무연락도 받지 못한상태였고, 항상 일방적인 결정에 남편과 많은 얘기를 하고 있을때쯤 작은 시아주버님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때 남편은 화를 내더군요.. 한마디 상의없이 떠밀리듯 생신상을 차리는게 찝찝하다며...아무튼 결정난 일이니 이번생신상을 차려드리기로하고 통화를 끝내더군요.
하지만 그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고, 작은 형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동정을 살피는듯한 언행을 하시더군요.. "어머님이 뭐 다른 말씀 안하셔?" 없으셨는데요.. 사실과 다르게 말씀을 드렸더니, 이내 던진말은 어머님 생신을 저희가 차리면 너무 집이 좁아서 너무 답답하고 여름이라 너무 덥다며 생신을 바꿔서 차리자고 하시더군요. 덧붙여서 "생일상 차리면 몇번이나 차리겠어 몇 년후면 다리에 힘없어서 돌아다니지도 못해"... 부모님 앞에선 그런 내색도 없는 형님이란 분은 그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그런 말들을 내뱉는 모습을 보면서 참 씁쓸했습니다.
이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아파트20평이면 충분다고 생각했고, 20명남짓되는 가족들 1박2일보내다 가는 시간이 뭐가 그리 답답하고 긴 시간인지 이해못할 말만 하시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요.. 큰형님과 이런대화를 나누시더라구요..그것도 제 앞에서 "생일 바꿔서 치루니 힘들지 않아? 동서.."둘째 형님 대답은 "그래서 방학때 한가롭게 치룰려고 한거죠.."참고로 작은 시아주버님은 교사십니다..자기들 편의를 따진 모습에 정말 할말이 없었고, 그 행사는 저희도 모르는 사이에 매년 치루는 걸로 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작은 말한마디의 중요함을 느끼게하는 일은 또 있었습니다.
명절 때 과일을 사가다가 큰형님께서 이중으로 돈들지 않는 방법을 생각한 끝에 항상 갈비를 드시는 것 같아서 갈비를 사갔더니, 그걸 보신 어머님께선"큰형님 힘드니깐 다음부터 형님하고 상의해서 필요한 물건 사오너라"하셨고, 이 말에 작은형님은 "어머님께서 그런 말씀하시면 저희가 잘하고 싶어도 부담돼서 못해요"하셨습니다. 그러자 큰형님께서 "그럼 매때마다 막내동서가 갈비 맡아서 사오면 되겠네"하시더군요..
변춘애씨... 저 형님들 만나는 날은 항상 아파서 옵니다.. 물론 요즘 사람들처럼 철없이 말대꾸도 할수 있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형제들간의 불화며 부모님 마음 상하시면 더욱 감당못함에 아무말 못하고 이내 돌아옵니다..
친정가는 것도 못마땅하신 시어머님 제 뒷통수에 한마디 하십니다.."여자는 시집가면 그집사람이다. 친정가서 시댁에 있었던 일들은 한마디도 전하지 말아라"
그러시면서 딸들의 방문은 무척 좋아하십니다.
어떻게 이해를 해야합니까?
저는 그때처럼 결혼한걸 후회한적이 없습니다.
그런 제게 남편은 말합니다.. 나중에 내가 더 잘해줄께..당신이 이해해..
전 참 씁쓸합니다.
애이불비-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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