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6전 7기에 얽힌 사연
윤동연
2000.11.18
조회 41
시험 6전 7기에 얽힌 사연

지금은 워드자격증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지만 -왜냐면요. 밝혔다가는 학교에서 일거리를 잔뜩 주거든요-이 워드 자격증 2급을 따기 위 해 얼마나 힘들었는지 사연 한 번 들어 보실래요?
전 현재 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에 있는 사람인데요. 교대 다닐 당시 임용고시에 워드자격증이 있으면 컴퓨터 시험이 면제가 되었지요. 그래서 그것을 따기 위해 워드실기 필기책을 사고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필기야 한번에 쉽게 붙었지만 실기가 문제였습니다. 첫 번째는 영문이야 모르겠지만 제가 뭔가를 실수했는지 떨어졌고 두 번째는 다 시험보고도 시간이 남아서 옆친구를 알켜줄정도로 여유를 부렸는데 또 떨어졌고 세 번째도 떨어졌고...
그래서 할 수 없이 자격증이 없어 임용고시때 컴퓨터 시험을 따로 또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초등학교에 들어왔는데요. 이번엔 학점제라는게 생겨서 자격증이 있으면 나중 승진할 때 유리하다고 선생님들이 점수 딸려고 굉장히 애를 쓰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따야겠다는 일념으로 선생님들과 같이 시험을 봤지요. 3급워드시험은 붙었지만 2급을 따고 싶어서 또 도전을 했습니다. 필기야 무사 통과! 근데요. 실기 4번째 도전이잖아요. 또 떨어졌습니다.
정말 시험 볼 맘 안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시작을 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하는 생각으로 5번째 시험을 봤지요. 또 떨어졌고.....
급기야 6번째 도전. 6번째 도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때 제가 임신 8개월이었고 가진통으로 학교를 도저히 갈 수가 없어서 아기 낳을 때까진 병원에 입원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집에서 1주일 쉬고 다시 학교를 출근할 당시였습니다. 시험을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배가 볼록해서 시험을 보러 갔지요. 근데요. 시험장에 들어가서 손목을 보니 시계가 없는 거예요. 예불시계였는데요. 아침에 분명히 차고 나온 게 기억이 났거든요. 시험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배를 붙잡고 여기저기 찾으러 뛰어다녔지요. 근데요.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포기하고 시험장으로 들어가려는데 임신복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은색 예물시계가 보이는 것 있죠? 그때 임신목이 망사같은 천이였거든요. 천만다행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시험장으로 들어갔죠. 가져온 핸드백을 책상아래에 놓고 초긴장을 하고 워드실기를 치렀지요. 그리고는 시험종료 후 시험장을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집에서 시계 얘기를 하며 편히 쉬다가 동네에 있는 시댁을 갈 준비를 했습니다. 근데 이게 왠 일! 사 가지고 갈 물건을 생각하는데 갑자기 지갑... 핸드백 생각이 나는 것 이었습니다. 시험장에 두고 온 것입니다. 이거 큰일 났다 싶어서 남편한테 빨랑 시험장으로 다시 가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핸드백 속에 돈도 거의 없는데 내일 찾으러 가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안돼. 그 핸드백 자체가 얼마나 비싼건데."하며 졸라서 다시 시험장으로 가니 벌써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시험장 안을 기웃기웃하다가 일직교사한테 자초지정을 얘기하고(학교에서 시험을 봤거든요) 문을 열어 달라고 하니 열쇠 가진 교사가 집에 가서 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차마 갈 수가 없었습니다. 멍하니 서 있다가 교실 여기저기를 훓어 보고 또 보고 여기저기 다 열어보고.... 제가 누구겠습니까? 여기저기를 막 열어보니 창문 하나가 잠겨있지 않는 것을 봤습니다. 그래서 그 교사에게 얘기를 하고 제가 창문을 넘으려 하자 근처에 있던 아동을 시켜 창문을 통해 제 핸드백을 꺼내 주었습니다. 너무 기뻐서 감사하단 말을 남기고 집으로 왔죠. 그리고 전 그 사건을 까막히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한 달이 지났을까? 교육청으로 출장 갈 일이 있었습니다. 교육청으로 가니 여기저기 학교에서 한 명씩 출장 온 교사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전 정보과학고 교사랑 같이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학교 교사라기에(제가 그 학교에서 시험을 본 거거든요) 그 사건이 기억나서 얘기를 했지요. 그러자 그 교사가 절 쳐다보며 "''선생님이 그 분이셨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아세요? 전 핸드백 찾은 것만 기뻤는데요. 저 가고 나서요. 창문을 열어서 새콤이 울렸데요. 그래서 학교에 새콤직원을 달려 오고요. 문 열어준 교사는 다음날 교무실에 불려가 혼나고요. 그 교실 담당교사는 문단속 제대로 안 했다고 혼다고요. 그랬다는군요. 글쎄. 저땜에 이래저래 많은 사람이 애 먹었네요.. 죄송해라...
그때 저땜에 혼난 교사들과 새콤직원들 너무 죄송했어요... ...
아! 맞아..저 시험에 붙었어요. 그리고 얼마후에 애 낳구요. 8삭둥이요. 계속 집에 꼼짝말고 있거나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데 다시 열의(?)로 학교를 가는 바람에 그만...엠브란스타고 인큐베이터 찾아서 용인에서 수원으로 수원에서 분당으로 뛴 생각하면요 제 애기 한 테도 미안하고 어리석은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하여튼 재미없지만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재미있는 방송 부탁합니다.


천일유혼 / 신화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