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가 너무 싸서 속상해요.
정순옥
2000.11.17
조회 43
야트막한 앞산의 가녀린 들풀들이 늦가을 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덩달아 제 마음도 조금 춥네요.
더 추워지기 전에 김치라도 담가둘려고 나가보니 떨이로 싸게 준다며,
배추를 사라는 아저씨.
포기당 글쎄 500원이래요. 덤으로 더 준다면서...
집에 배달된 배추포기를 세어보니 글쎄 10포기나 되네요.
얼마나 배추가 싸길래 배추를 한 포기도 아니고 네포기씩이나 덤으로 주셨나.
보통때 같으면 이게 웬떡이냐며 기분이 좋기도 하겠지만 ,
글쎄요. 농부의 딸로 태어나 ,또 시부모님도 농사를 지으시는데,
우리입으로 들어오는 농산물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요구하는지 알고있는
저로서는 웬지 서글픈 생각이 앞서네요.
아, 정말 88번 농부의 손길을 거친다는 쌀,
쌀 뿐인줄 아세요.콩이며 깨,모든작물들이 농부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결코 예삿말이 아님을 저는 알고 있답니다.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온몸으로 견디어낸 작물들,이제 한 시름 놓는다
싶은데, 수확을 하고도 헐값으로 나갈때의 농부의 심정은 아마도
-단장의 미아리고개-가 아닐까 싶어요.
답답하기만 하네요.
세상이 변하는걸 나만 모르고 있었던거죠-피아노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