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입니다
박미화
2000.11.17
조회 47
나의 신혼일기 김은화
~~!언니? 저기 저 사람 되게 멋있다, 그치 응?
야~~!키 짱에 몸매 짱에...
나의 나이 22세의 11월 컴퓨터 매장에서 근무하던 나에게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언제 부터인가....? 너무나도 편하고 웬지 나의 모든 걸 기대도 남을 만큼의 여유를 가진 듯한 남자.
하지만 난 쉽게 다가갈수가 없었습니다.
이유? 이유인즉 나보다 나이가 2살 연하라는 이유...
처음 입사를 해선 정말로 애 둘은 낳은 유부남인줄 알았다. 근데 연하라....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듯 난 서서히 그의 마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어찌 나만 빠질 수 있게는가?
그의 맘을 알아보기위해 난 이런 실험을 했다.
저사람 키가 너무 크고 얼굴 몸매 죽인데이...
흥, 그사람도 질 세라 남자직원과 저여자 다리 죽이죠?형....
난 알았다, 김 은화~~~~ 너 땡 잡았데이~~~ 닌 이제 내한테 코 낀기라~~~난 속으로 나도 모르게 외쳤겠지?
12월이 다가오면서 서로의 맘음이 들길세라 우린 조심하다보니 점점 사이가 서먹해져갈 무렵 놀이 동산에 가기로 했고
일은 시작이 되었답니다.
인천역 앞에서 만나기로 한 지 30분이 지나도 안오는 이 남자 "좀 더 기달려? 말어?" 첫 데이트에 45분 지각
안 되겠군 이런 남자를 어떻게 믿고 내 인생을 걸어~내가 미쳤지?
어쨌든 가기로 한거니까 인천의 월미도에가서 놀이기구를 탔죠.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때만해도 허니문카라고해서 왜 있잖아요? 큰 원으로 서서히 돌아가는거
그 기구를 타는데 왠지 아저씨가 오래 태워 드릴께요.하면서 씩 웃는거 아닌가요?
그사람도 네~~우렁차게 대답을 했고.
뭔가가 이상했지만 그냥 탔죠.
정말로 오래 탔어요. 그것도 꼭대기에 세워져...
순간 손을 덥썩 자으며 "난 니가 좋아, 우리 가자" "어딜?" 우리 결혼까지 가는거야"
한번도 반말을 한적이 없던 사람이 ... 황당 그 자체 였죠.
"너랑은 안돼." 단호한 어조로"넌 연하고... 응...그러고 " 생각이 안나는 거예요
"그래, 넌 오늘도 늦었잖아? 난 내 인생을 다른사람 들보다 늦고 싶진 않아"
그랬더니 그 추운날 그 꼭대기에서 울기 시작을 하는데...
"취(코 훔치는소리) 난 그래도 취 용기를 내서 얘기했는데 취.... 엉...."하면서
내리 40분 정도를 울더라고요.
그때 제 맘이요? 당황도 되고 좋기도 하고.. 뭐 반반이요.
제발 제발을 외치는 사람한테 전 알았어 내가 너 불쌍해서 생각해 볼께.
달래고 달래서 내렸죠.
인근 호프집에 가서 추위를 달래자고 하더라고요.
전 지금도 맥주 한잔이면 뽕 스르륵간답니다.
근데요, 이사람 레본 소주에 깡소주를 시켜 썩는거예요.
그러더니 저에게 권하더라고요.
나 못 마신다고 하면 그때마다 잔이 점점 커지더라고요.
오기다싶어 한잔 두잔 마신것이 두병을 마셨고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저요? 아까 버틴자존심 한방에 홈런....
윽(술에 취해) 나가 말이야 윽 너를 윽 참 좋아한다 윽 순간
머리속에선 튕겨야 되는데란 생각이 있었지만 이놈의 입이 왜 다른 말만을 하는지...
암튼 윽 결혼 윽 하자그러고는 필름이 영 돌아 오지 않더군요.
그날이후 그 사람은 자신이 나이가 어려 저희집에서 반대를 하살거라며 "남자라면 군대를 갔다와야지? 안그래"하면
해군 시험을 치렀고 합격을 하여 만남지 4달만에 저의 곁을 떠나 홀로서기를 했답니다.
전 2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썼고 그사람은 새벽4시이면 전화를 해 절 깨워 통화를 했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요, 전화하다 들켜 노 팬티 차림으로 운동장을 5시간이나 돌았답니다.
편지엔 늘 전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 있었고 저 역시 너무나 그리운 날들을 보냈답니다.
대전 해군본부로 발령이 나면서 일요일마다 면회를 갔고 도무지 제대를 기다릴 수가 없어 결혼을 결심했지만
양가 부모님의 반대로 작년 12월7일 저희들만의 혼인신고를 치렀고 지금은 4개월 된 아들이 있답니다.
아들녀석때문에 신혼이기보단 한 10년 산 부부의 모습이 되어가고있지만 임신 내내 비닐봉지 한장도 들지 못하게 하고 대신 저녁을 한다며
김치찌개에 설탕을 잔뜩 넣고 커피에 설탕 대신 조미료를 넣긴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답니다.
지금은 저의 친정에서도 용서를 해 주셔서 왕래를 하고 한 5개월동안 문전박대만 하시던 부모님도
신랑의 정성에 감동하셔서 우리 막내사위하시고요. 지금요?저의 신랑 해군이면 바다에 나가 배 타는게 다인줄 아는 제게
"심장은 말이야~~배를 조종하는거야. 배를 어떻게 조종하는줄 아나? 그건 키보드.하하하"
무슨 소리냐고요? 우리 신랑 배에서 쓰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해군이 되어 열심히 복무에 힘쓰고 있답니다.
참 그 월미도의 아저씨요? 알고 봤더니요? 시이모님의 아들님이더라고요. 아르바이트로 잠깐 했다나요?
모든 계획은 그 사람이 걸린게 아니라 제가 걸렸답니다.
요즘요? 늘 새벽마다 우는 갓난이와 안아달라고 조르는 신랑 사이에서 산답니다.
는 군복 다리다 세월 다 가고요, 그래도요? 뒤에서 누가 아줌마라고 불러도 꿋꿋이 돌아보지 않는
맘은 아직도 처녀랍니다.

참고로 바다에서 배 타시는 분들 혹시 조종한단 말에 혹해서 비난을 하진 말아주세요.Hey - Ho!-틴틴파이브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