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인 흉을 약간 볼까 해서요...
지금으로 부터 8개월 정도 이전인것 같네요...
성모라는 우리 애인은 술을 상당히 좋아하는 친구랍니다...
자다가도 "술!"하면 뻘떡 일어날 정도로...
그리고 제 고등학교 대학교 동기인 금주라는 친구 역시 술을 엄청 좋아하구요...
둘다 술을 엄청 좋아하다 보니... 둘이 한자리에 모일일만 있으면...
5차 정도 까진 기본일정도로... 들이붓죠...(조상중에 술 못먹어 죽은 귀신이 있는지?...^_^...)
그날도 아무 이유 없이 4명의 멤버가 한자리에 모였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1차를 간단하게 맥주 피처 5개를 들이붓고...(술꾼 둘이서)
2차는 포켓볼 대결로 소주 내기...
3차는 볼링 대결로 동동주 내기...
4차는 게임 둘다를 우리 커플이 이겼기에 위로주...
4차가 끝날 때쯤, 이만하면 됐겠지 싶은 마음에 이젠 집에 갈수 있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5차는 우리 애인이 술기운에 회 산다고 부산에를 가자네요...
참고로 전 대구에 살고 우리 애인은 부산에 살거든요...그리고 시간은 새벽 2시...
애인의 그 말에 친구 금주까지 합세를 하데요...
둘 다 길바닥에 버리고 가고 싶은 마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을때...
우리 애인이 어디선가 장미꽃 한송이를 가지고 왔데요... 선물이래요...
그래서 약간 풀릴려고 하는 순간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나에게 우리 애인 왈 " 진아!
부산 해운대로 GO!... "
그 시간에 부산까지 술마시러 가는것도 화가 나는데... 운전까정...
술 마신 사람 상대로 실랑이 하는게 싫어서, 출발은 했죠... 엄청난 속도로...
술은 마셨어도 다들 몸은 사리는지?... 나의 주행 속도에 한마디씩 하더군요...
"진아! 천천히 가자... " " 진아! 화났나?..." "진아! 진아! 진아!..."
절대 안들었죠... 천천히 가자고 하면 할수록 더 빨리 더 멀리 더 엉망으로...^_^...
한 5번 정도 우리 애인이 천천히 가라고 소리를 치대요... 그러더니 나중엔 막 화를 내면서 차를 세우라고 하데요... 그래서 세웠더니 내리데요...
차 문짝 떨어져 나갈 정도로 닫고 내리더니... 길가에 심어져 있는 커다란 가로수를 향해 돌격하더니... 나무랑 복싱을...(자기도 화난다 이거죠...)
나무랑 복싱을 하면 누가 다치나요?...
한참후에 친구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진아! 휴지 어딨는데?...)
손에 상처가 나서 피가 줄줄 흐르데요...
화도 나고, 보기도 싫지만... 나한테는 아무말도 못하는 애인이 불쌍해 지데요...
그래서, 피가 줄줄 흐르는 손을 만져주면서 달랬죠...
달래서 모두를 집으로 돌려 보내버렸죠...
다음날 집에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 했다 싶은거예여...
애인 기분 좀 살려 줘도 됐는데...싶은 마음에 너무 미안하데요...
그래도 자기는 술 마시는걸 싫어하는 내 앞에서, 또 술을 마시니깐 미안해서 비틀 거리는 걸음걸이로 꽃까지 선물했는데 싶어서요...
미안한 마음을 한껏 품고, 대구에 오라고 했죠... 저녁 맛있는거 사주께... 하면서... 왔데요....
애인이 내 차에 타는 순간, 모든 미안한 마음들이 사라졌어요...
어제 자기가 준 꽃을 차에 두었었거든요?... 근데 그 꽃을 보는 순간..." 이건 뭔데...누가 주던데?..." 기억을 못한다 이거죠.. 뭐...
모르는척 물었죠...
"자기... 손 어디서 다쳤는데?..."
" 몰라... 진아! 어제 내 어디서 누구랑 싸웠나?..." *-.-*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오는 순간이었죠 뭐...
이런 우리 애인 얘기를, 그날을 기억하는 재영이라는 친구한테 호소를 했죠...
재영이 왈 " 사나이 아이가... 임마..." "성모 멎지다...화이팅" 저도 웃으면서...
그런 우리 멋진 성모가 지금은 군대에 있담니다... 남들보다 약간 늦게 입대한 탓에 남모를 속알이도 많을텐데... 네게는 그저 편하고 좋담니다...
자기 엄마한테 전화로 편지로... 항상 진이 한테 전화해봐라... 진이 일하는거 한번씩 봐줘라...(전 작은 학원을 하거든요... 개원한지 얼마되질 않아 아직은 애로 사항이 좀 있거든요... 그래서 사업을 하시는 애인의 아빠가 많이 도와 주세요...)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는 애인 엄마의 한탄에 미안하기도 하면서 무지 무지 든든하담니다...
그렇게 그렇게 우리 애인은 나에게 든든한 사나이로 한발짝씩 다가온담니다...날씨 차가운데 감기들 조심하시구요...
장미의 전쟁-엄정화 이곡으로 꼭 틀어주세요
진짜 사나인지?... 아님 바보인지?...
송영미
2000.11.17
조회 45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