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술 버릇 좀 들어보실래요?
양상순
2000.11.14
조회 41
가로수 은행나무의 노오란 낙엽이 가슴 뭉클하게하고 수북하게 쌓여있는 단풍잎을 밟아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질것만 같은 가을의 딱 어울리는 아줌마가 오늘은 여기서 남편 흉을 좀 마음껏 보려고 왔습니다. 부디 박대 하지마시고 이 편지를 읽어주십시요. 전국에계시는 주부여러분 ! 여러분의 남편들께서도 물론 술을 좋아하시겠지요?우리남편도 마찬가지랍니다. 제가 남편의 술 버릇을 처음 알게된것은
1989년이른 봄남편은 회사일로 술자리가 비교적 자주있었는데 아직 결혼도 하지않은 저를(작은 목소리로 읽어주세요.) 여관으로 오라~이 시키더니 결혼 첫해에는 만취한 상태로 늦은 밤 귀가 해서는 벽으로 달려가서 문 아닌 문을 열고
(쏴~아 ~아)하는폭포수 소리를 내며 볼일을 보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생각해 보세요.순진하기만 한 새색시였던 제가 얼마나 황당하고 황당했겠는가를요.그래도 저는 남자들은 술에 취하면 저럴수도 있는가보구나1 하면서 참고 걸레로 닦았습니다.그렇게 약 이삼년을 잘 별 일없이 잘 지내왔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아침 출근을 하던 남편은 오늘 회식이있다면서 좀 늦겠노라고 하면서 출근을 하더니 글쎄 저녁 늦은 시간 파출소에서 집으로 전화가 와서 누구누구씨가 술에 취하여 길 에서 자고있을때 마침 경찰아저씨가 순찰을 돌다가 파출소로 데려다 놓았다는겁니다. 그러니 어찌하겠습니까? 또 미워서 속으로 정말 나븐 사람이라고 투털거리면서 파출소에 가서 보니 신발 한짝은 어디에서 바꾸어 신었는지 짝 신발에다가 길에서 자서 흐트러진 옷 매무새,거기에 지갑에는 현금이 약 3십만원가량에 각종 신용카드들.....저는 창피하기도 하고 동네 파출소라서 지나가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면서 남편의 팔짱을 끼고 같이 비틀거리며 집으로왔었답니다.
다행히 경찰아저씨에게 빨리 발견되어서 아무 사고는 없었지만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제가 끔찍했겠는가를....
그후 저는 파출소 아저씨에게 너무 고마워서 굳이 받지 않겠다고 하는 아저씨들께 고마움의 표시로 담배 한 보루를 선물해드리고 또 몆년이 지난 오늘날,
아~ 어떤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요?요즘 저희 남편의 술 버릇은 아주 특별해졌답니다.무슨 일이냐면 여긴 안산인데 서울이나 인천에 사는 동료들 집 근처에서
회식을 할 때 일어나는 일들입니다.회식이 끝나고 집에 올때면 안산행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금정역에서 안산행을 갈아타야 되건만 그대로 수원역가지 가버리고 만답니다. 그래서 몆일전에는 서울에서 회식이 끝나고 금정역쯤 왔겠다싶을때
제가 핸드폰을 해서 지금어디냐고 오늘은 수원까지 가지말고 안산행으로 잘 갈아 타고 오라고요. 그랬더니 남편 ~왈~" 알았어. 나 지금 금정역에서 안산행으로 갈아탈려고 내려서 가고 있으니걱정 하지마" 그러는거예요. 그래서 아 ! 오늘은 잘 오나보다 했더니 30분이면 오는 거리를 1시간 30분이나되어서야 오는거예요. 이유는 금정에서 안산행을 갈아탔는데 가서보니 또 수원이더랍니다.정 말 못말리는 남편이죠?변춘애씨!이래도 저는 남편을 사랑 한답니다.제 작은 가슴 가득히......
정말로 너무해 / 서수남,하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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