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사진~봉숭아물
유인순
2000.11.07
조회 40
오늘 언니가 얼마전에 손톱에 봉숭아 물들인걸 자랑하더라구요.
어느새 손톱이 자랐는지 봉숭아가 첫눈올때까지 남아있을까 걱정을 하더군요.
그걸 보면서 전에 있었던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드릴려고 해요.
언니가 겪은일이죠~
우리언니는 사진을 전공했어요~
그래서 동아리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영전사진을 찍는일을
졸업을 하고서도 해마다 해오고 있죠.
언니는 그때 할일이 너무 많아서 영전사진을 찍는데 너무 늦게 갔대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눈치도 많이 받고, 많이 혼이 났다네요~
늦게 온 잘못으로 언니는 나머지일을 혼자 다 처리를 했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사진을 찍으면서 늘 느끼는거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그래서 다 찍고 집으로 오면 부모님께 정말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고 하더라구요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을 렌즈로 잡으면 살아오신 세월이 보인다고..
그래서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말이져.
할머니 할아버지 자세를 잡아드리고, 머리도 정리해드리고서
사진을 찍어드렸대요.
다찍고 힘들어서 앉아있는 언니에게..
한 할머니께서 걸어오시더니 찌그러지고 낡은종이컵 하나를 언니에게 내밀더래요.
"할머니 이게 뭐예요?"
음료수겠지하고 받아들었는데 종이컵안엔 알록달록한 봉숭아가 가득 들어있었대요.
"할머니 이게 뭐예요? 저 주시는 거예요??"
하고 여쭈었더니
"그려~학생! 이거 내가 직접 딴거니까 집에가서 꼭 손톱에 이쁘게 물들여!!"
라고 하시더래요~
이미 새끼손톱에 봉숭아 물들인걸 들키지 않을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고..
금방이라도 찢어질것같은 종이컵에 담긴 봉숭아를 건네받은 기분
아마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못 느낄거라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그 봉숭아 받으면서 가슴이 뭉클한게...
이렇게 가슴뿌뜻해보긴 첨이라고 하더군요..
언닌 오늘 저에게 그 봉숭아 이야기를 하면서 빨리 첫눈이 왔음 좋겠다고
했어요.
첫눈이 올때까지 봉숭아가 남아있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걸
언닌 아직까지 믿는가봐요..
사실 저두 믿어요~ 제 손톱에도 봉숭아 물이 들여져 있거든요..^^
빨리 첫눈이 왔음좋겠어여. 제 사랑이 이루어지게 말이죠~^^
이번 겨울엔 무지좋은일이 생길것 같아요..
언니가 했던 말이지만.. 저두 그래요
여러분에게도 이번 겨울엔 무지무지 좋은일만 있으시길
마음의 지도 갱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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