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엄마의 환갑을 맞이하며
천경옥
2000.11.03
조회 45
음력 10월 9일(11월 4일). 사랑하는 엄마의 환갑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노크를 해봅니다. 꼭 소개되길 기다리며.

거슬러 올라가니 꽤 많은 시간입니다. 정확히 1978년 10월 25일.
우리 아빠가 돌아가신 날입니다. 올망졸망한 4남매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셨죠.
남겨진 가족에게 남은 거라곤 단칸방과 아빠의 병원비를 위해 빌린 돈뿐.
그 때 우리 막내가 5살, 맏이인 제가 6학년이었습니다.
엄만 너무나 막막했을 겁니다. 그 땐 전혀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 이해가 된답니다.
우리 4남매를 안고 며칠을 우시더니 어느 날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화장품 장사를 시작하셨습니다. 한 번도 일이라곤 해보지 않으셨던 분이 우리 4남매를 잘 키우기 위해 힘든일을 선택하고 너무도 열심히 살아오셨습니다.
날마다 당신은 우리를 위새 단 하루도 기도를 끊지 않으셨습니다.
가족의 건강은 물론이고, 우리들의 장래를 위해서.
큰 딸인 저는 교사가 되게, 둘째는 은행원, 하나뿐인 남동생은 목사님이, 막내는 교회에서 반주를 하며 봉사하는 자가 되게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하셨습니다.
힘든일이 너무도 많았지만 우리를 위해 눈물을 혼자 삼키셨습니다.
그런 시간을 22년을 혼자 외롭고 힘들게 살아오셨습니다.
엄마의 기도 덕분인지 우리 4남매는 잘 성장하였습니다.
저는 교사가 되었고, 둘째는 은행원으로 근무하다가 결혼하고 아기가 생겨 그만두었습니다. 남동생은 지난 10월3일 결혼도 했습니다.
그 날 엄마는 끊없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남동생때문에 애태운 시간이 너무도 많아 힘드셔서 그랬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엄마의 바램과 동생의 생각이 너무도 달라 많은 시간과 돈을 헛되이 버리고, 이제 제 갈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함께 하겠다는 예쁜 올게를 맞이하게 되었죠. 감사와 기쁨과 회한의 눈물...
어려운 가운데 결혼식은 조촐하지만 많은 축복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나 엄마의 환갑입니다.
가장 큰 선물이 며느리라시며 아무것도 못하게 하십니다.
사실 동생 결혼식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 어머니께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합니다.
가족끼리 모여 식사만 하기로 했어요.
평생을 희생과 사랑으로 굳세게 살아오신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맏딸인 제가 낡은 세탁기라도 바꿔드리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해 미루기만 한답니다. 늘 우리 자녀를 위해 희생과 사랑으로 평생을 살아오셨건만 자식이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적습니다.

지금은 제가 직장을 다니는 터라 우리 아기까지 키우시며, 넌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맘껏하라는 엄마의 말씀이 늘 제 맘을 아프게 합니다.
이렇게 최선을 다해 살아오신 우리 엄마를 함께 축하해 주세요.
늘 건강하게 사시라고.
참 우리막내는 엄마의 기도대로 음대를 졸업하여 작은 피아노 학원을 경영한답니다. 아직 좋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우리 엄마 정말 대단하죠!!!

이번 생신이 정말 특별한 날이 되도록 꼭 사연을 소개해 주세요.
만약 사연도 소개되고 선물까지 함께라면 엄만 더욱 기뻐하시겠죠?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는 맏딸이 이 사연으로 생신 선물을 대신합니다.
그리고 약속드릴께요.
엄마! 건강하게 늘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세요.
저희 4남매도 항상 최선을 다하며 살아 갈 겁니다. 그리고 너무 사랑해요.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면 청송의 주왕산에 놀러오세요.
단풍이 너무 아름다워요. 이 좋은 계절 더욱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고백-y2k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