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17주년입니다.축하해주세요
김완연
2000.11.03
조회 47
방송만 듣다가 이렇게 글을 보내는건 처음이네요..
우리는요, 11월 4일이 결혼 17주년 기념일이거든요, 꼭 축하해 주세요.

1983년 11월 4일에 결혼을 했거든요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하지요.
나는 경상도 남자이고 우리집사람은 충청도 여자.
처음 만났을때는 친구 차취방!
지금의 집사람이 집을 잘못찾아와 방문을 열다가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내 친구의 손을 다치게 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친구들은 치료를 요구했고 집사람은 당구장이며
탁구장을 따라 다녔으며 우리가 게임이 끝날때까지 집으로 가지도 못하고
계속 자리를 비울수 없었죠....
우리는 친구들이 당구를 치고 있을때 탁구를 쳤는데 집사람은 탁구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터라 나를 아주 가볍게 생각했지요.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 수록 지금의 집사람은 힘들어 하고 나는 자꾸만 재미가
더해 갔답니다.
사실 나는 운동에는 소질이있어 만능이라고 자부했던 젊은 청춘이었거든요.
아마도 하마가 물을 만났다고나 할까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집사람도 짱짱한 실력의 소유자랍니다.
무엇이 짱짱한지 아세요.
집사람은 중,고교시절에 우리나라 연식정구 선수였거든요
본인도 라켓을 잡고 하는 운동에는 무엇이든지 자신이 있었다나요.
하지만 남자와 여자라는 대결에 서로의 승부가 봐 줄수가 없더라고요.
초면에 2시간을 혼내주다보니 처음 만날때보다는 많이 친해 졌죠.
우리는 이윽고 저녁식사를 하러 돼지 갈비집을 찾아갔는데
자리 배치가 집사람과 떨어져 않게 되어서 일부러 화장실을 간다고
하면서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집사람 옆에 앉았죠.
지금의 집사람은 놀라서 움추리고 나를 모른체 하고 옆에서 식사를 했죠.
다른 친구들은 고기를 싸가지고 함께온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데
집사람은 나에게 감전이 되었는지 말도 없고 식사도 잘하지 않아서
내가 말을 걸었죠...
고기를 싫어하느냐? 남들처럼 고기도 먹고 술두 한잔하자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 자존심이 상한 나는 속으로"너는 내꺼야"라고 하며
계속 추근거리면서 저녁을 먹고 우리들은 헤어졌답니다.

하지만 나의 치밀한 계획과 전략으로 곧바로 실행에 옮겨졌지요
친구들에게 미스리(지금의 아내)는 "내꺼다" 아무도 손대지 말라...
하고 선전포고를 하고 그를 추적하였답니다.
옛말에 "열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 처럼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연락처를 알아내고 말았죠.

그러고 약 20여일 만에 그녀를 만나 나의 뜻을 전하는 그녀의 마음을 물었더니
한마디로 No, 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다시 나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여행을 좋아하는 그를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갔죠. 커피를 마신 다음 영화 구경을 하고 집에 갈 버스시간을
맞추지 못하게 시간을 끌어서 우리는 아산만으로 첫 여행을 갔답니다.
하지만 낯선 남자와의 단둘이 여행을 떠난 그녀는 저녁식사도 먹는둥 마는둥
하면서 불안해 했답니다.
그때 내가 제안을 했지요. "나를 믿으면 나도 믿게 해 주겠다"라고
그랬더니 귀가 솔직한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얘기를 잘 하면서 지냈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우리는 매일 매일 만나서 데이터를 하면서 보내고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곧바로 육군학사장교로 입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병과교육을 마치고 결혼을 했답니다.
지금 우리는 아들과 딸을 낳아서 훌륭하게 키우고 있죠.
매년 돌아오는 결혼 기념일을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집사람이 깜짝 놀라할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요즈음 인터넷을 배워 처음 글을 올리는것이라 무척이나 떨리고 대학 시험을
다시보는 느낌입니다. 매일 수고가 많습니다.
정말로 방송 잘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사연을 보내겠습니다.
두서없는 글인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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