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안녕히 가세요
백경희
2000.11.03
조회 50
은비녀를 곱게 꽂고 한복을 입으신 사진 속의 할머니는 우리를 바라보며 웃고 계셨습니다.
입관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뵌 할머니의 모습은 너무나 평안히 잠들어 계셧습니다.
"할머니! 손자, 손녀들이 왔어요."
통곡하며 할머니를 불러 보았지만 할머니는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기 싫으셨나봅니다. 할머니! 어린 시절 밤마다 할머니의 옆에서 서로 자려고 ,할머니의 가슴을 더 만질려고 싸우던 8명의 손주들을 기억하시나요.
먹을 것이 있으시면 당ㅇ신 혼자 드시지 않고 속바지 속에서 꺼내시어 우리 손중들에게 한 입씩 주셨던 할머니!
치매라는 몹쓸병이 앗아간 4년의 세월 속에서도 당신이 여자라는 것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와어머니가 목욕을 시키시고옷을 입혀드릴때면
"애미야,애비가 내 몸을 봤으면 오떡하냐?"
걱정하셨다는 할머니! 당신은 여자이십니다.
할머니!당시이 떠난빈방을 바라보시며 남몰래 눈물울 흘리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저희들은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할머니 49제때 뵐때는 당신이 잠들어 계시는 곳에 우리 8명의 손자,손녀들이 예쁜 꽃나무를 심어드릴까합니다.
할머니께서 주셨던 그 사랑을 내 자녀에게, 이웃에게 전하며 살겠습니다.
할머니! 평안히 잠드세요.
할머니 !사랑합니다.
저희할머니께서는 92세의 연세로 청명한 이 가을 에 저희들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30년동안 헤어져 계셨던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가셨나봅니다.
바가 오던날 하루 종일 할머니의 묘를 지키고 계섰던 아버지,엄마를 어떻게 위로해 드릴까요.
이제 저희들은 할머니를 우리의 마음속에 모시고 살겠습니다.
할머니! 49제때 뵐께요.






비 (햇살 눈부신 날의 비)-T.J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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