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여행기...
하경희
2000.10.23
조회 60
안녕하세요?
저는 새내기 주부입니다. 회사와 집을 오가면서 소꿉놀이를 하고있어요.그런 제가 이렇게 펜을 잡은건 남들은 다 잘 다녀오는 신혼여행을 너무도 기막히게(?) 다녀왔기 때문인데요.........

5월26일 숨가쁘게 결혼식을 끝내고 저녁비행기로 사이판에 도착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새벽인 탓에 첫날밤은 비몽사몽 잠자기에 바빴죠. 그 다음날부터 현지 관광이 시작되었어요. 사진도 찍고 시원스런 바다도 보고 아주 그만이었죠. 그런데 사건이 터진거예요. 뭐냐구요? 옵션으로 해양스포츠를 선택했어요. 제트스키와 바나나보트를 타는거죠. 사이판은 사방이 다 아름다운 바다로 뒤덮혀서 바다를 상품으로 한게 많거든요. 그래서 구명조끼에 헬맷을 쓰고 신나게 바나나보트위에 올라탔죠. 바나나보트는 앞에 모터보트를 줄로 연결해서 이리저리 회전하는대로 따라 움직이다가 회전각도가 크면 자연히 물에 빠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우째 이런일이... 앞의 보트가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회전을 하는 순간, 물쪽으로 몸을 날려서 빠지긴 했는데 뒷사람의 강력한 발바닥이 제 왼쪽 얼굴을 강타한 거예요. 바나나보트는 4명이 같이 타거든요. 제 뒷쪽으로 체구가 강호동만한 신혼부부가 탔는데요... 발힘도 세상에 그렇게 셀 수가 없었어요. 으악 소리를 지르며 물속에 떨어졌고 얼굴은 금새 부어올라 피가났죠. 정말 죽는줄 알았어요. 현지 안내요원이 얼음찜질을 바로 해주고 응급치료를 했지만 눈은 시퍼렇게 멍들고 얼굴은 권투선수가 시합후 부어오른 것처럼 풍선만해졌죠. 다음날 바로 서울행 비행기에 올라 이대 목동병원에 갔습니다. 엑스레이를 찍고 응급실에 누워있는데 연락을 받고 친정엄마가 오셨죠. 들어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리신 엄마, 천둥번개같은 울음소리. 응급실은 금새 엄마의 울음소리와 고함소리로 시끄러워졌어요. 경비아저씨가 말렸지만 혼만난채 물러나셨죠. 저희 엄마가 원래 목소리가 기차화통같이 크거든요...... 어쨌든 그 얼굴로 시댁에 인사를 드리고, 저희 신랑은 밤새 얼음찜질에 잠을 설쳤습니다. 친정엄마한테 등짝도 맞았어요..... 신부도 제대로 못챙겻냐구요? 물론 신랑책임은 아니지만 화풀이죠,뭐... 그후에 선글라스를 끼고 회사에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꼭 결혼 잘못해서 첫날부터 남편한테 맞았냐는 시선으로 저를 쳐다보았죠.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를 해주느라고 입이 아플 정도였습니다. 어쨌든 그 덕분에(?) 신랑은 한마디로 죽일놈이 되었죠. 동네에서도 눈위에 시퍼렇게 멍든 자국때문에 오빠를 파렴치한으로 생각했으니까요... 저의 신혼여행은 눈물과 고통으로 잊을수 없는 여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바다는 무서워서 못가요. 다시한번 어디 여행을 간다면 산속으로 가야겠어요.물 먹을 염려가 없으니까요......^^ 하여튼 기억에 남는 신혼여행이 되었기에 이렇게 몇 자 적었습니다.

신청곡:전람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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