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이 밥통으로 보여
`조선자
2000.10.22
조회 51
아파트 화단이나 거리에 가로수들이 형용색색 고운빛으로
한껏 뽐내고 서 있습니다.
올 가을이 유난이 아름답게 느꺼지는 것은 아마도
이달에 적금타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 일것입니다

60개월이란 긴 세월을 손꼽아 기다리던날에
천만원이 넘는 거금을 손에 검어지고보니 부자가 된 냥
너무너무 뿌듯 하였습니다.
사실
남편의 봉급은 빠듯한 생활비 정도였지만 그야말로
허리띠 바싹 졸라가며 적금을 한달 한달 븟으때는
이적금 끝나기만 해 봐라 ....하며 모든 희망을
올 10월에 걸고 살아 왔거든요.

나도 이제는 격식을 지니며 제대로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하며 천만원을 남겨두고 나머지 우수리 돈으로 하고푼
것들을 생각하니 부모님 용돈. 아이 자전거. 제주도 여행
김치 냉장고. 그이에 겨울 외투.등 봇물 터지듯이
이 생각저생각 행복한 고민에 빠지다가
일단 차축하는 의미를두고
근사한곳에 가서 외식좀 하자고 졸랐습니다.
그이는 외식 알레르기(?) 때문에 라면을 먹는 한이
있어도 식사 만큼은 집이라 영원한 솟투껑 운전수람니다

저녁외식에 고무 풍선처럼 들떠 있는 마음을 억누르며
손톱에 메니큐어도 바르고 얼굴에 정성것 화장도 하고
그이 퇴근 시간에 맞추어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평소에 째째해 옹졸하기까지보이던 그 모습은 간데 없이
여유롭고 멋져보이는 신사가 나를 기다리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당신 어디가고 싶은데 있어 ? 무엇 먹을래?"그 소리는
결혼후 처음 듣는 소리라 황홀 하기 가지 했습니다.

웬 음식점이 그리많은지.제비추리니 샤부샤브니. 사뎅이니
일식. 양식.도통 알수가없고 망설이다 뱅뱅돌다가
결국 수준에맞게 비빔밥을 먹기로해 주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이는 아이몫과 내몫으로 2인분만 하고 자기것은
시키지 않아 그 이유를 물으니 퇴근전 직장에서 우연히
간식을 했는데 속이 불편하다고했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먹는 밥을 멀 뚱 멀 뚱 쳐다만 보더니
콩나물국이 시원해 보인다며 아이것 내것 모두다 홀짝홀짝
마셔버려 난 아줌마 눈치를 살피며 더 달라고 했지요.
어찌되어든 비빔밥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듯 꿀맛이였고
무엇보다도 오늘 한끼니는 손에 물을 묻치지 않아도
되니 왕비가 된 기분 이였습니다.식당을 나와
배도 부르고해서 백화점 아이 쇼핑 이라도 하자고 했는데
그이는 자꾸 집에가자고해 속이 불편해서 그런가? 하며
아쉬움을 남긴채 돌아왔습니다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그이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나 밥줘!"하는 것이 였습니다
아이들 같으면 한대 쥐어 박기라도 할텐데...
끓어오는 속을 달래며 "아니 속이 불편하대며"하니
" 집에 오는동안 다 낳어 "하며 비시식 웃는그이에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 당신은 내 얼굴이 밥 통으로만 보여"
The Message:T.J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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