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참 추워지네요. 바람이 세게 불수록 옷깃을 더 여미게 되구요~ 주머니에서 손을 빼기도 싫어지네요. 전 이 맘때가 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보노라면 그만 눈물이 나고 맙니다.
유난히 호빵을 좋아하시는 엄마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이예요. 엄마는 이 날 이 때까지 고생을 다 하시며 가정을 꾸려 오셨죠. 신혼때의 다소곳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금은 다만 억척스러움으로 무장된 당신~ 그러기에 남편에게 살갑게 대하기 보다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치대어 메말라지고 투박한 손만이 남아있어요. 엄마는 그래서 그런지 손이 몹시 크고 붓고 이 겨울철만 되면 더 터서 남들앞에 손 내밀기를 꺼려 하시죠. 밤이 되면 그 손에 로션을 바라주며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이 겨울에 호빵을 무지 좋아하는 엄마는 당신 먹는 것에 아까워 한번 맘껏 사먹지도 못하고 이 딸내미가 사오는 호빵에 기쁨을 감추시지 못하는 해맑은 웃음을 보노라며 가슴이 참 메여요.
추워지는 이 겨울이 오면 엄마는 다시 그 큰손을 호주머니에서, 그리고 등뒤로 남들의 시선을 피해 숨기시겠죠.
행여나 가족들에게 상처를 줄까 하여 저희에게도 손을 감추시는 엄마에게 엄마의 손이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손보다도 가장 곱고 아름답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퇴근길에 엄마가 좋아 하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푸짐히 사 가야겠어요.
가슴속의 바다-한동준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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