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적 우리 할아버지
김연희
2000.10.12
조회 59
제가 어렸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저를 무척 귀여워 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할아버지의 첫 손녀였거든요. 그것도 아주 늦게 얻은....
안아주시고 업어주시고 울면은 달래주시고 맞벌이로 바쁜 우리 엄마 대신에 우유도 먹여주시고 하셨다고 합니다.
어느 해 여울에는 어렸던 제가 위험한지도 모르고 밥상위의 국을 엎어 배 전체를 데였었는데
어린 손녀가 울면서 아파하는 것을 보신 할아버지께서 화가 나셔서 그 해 겨울에는 국 구경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국 없이는 밥을 못 드시던 할아버지께서 말이죠.
또 한 번은 닭도리 탕을 먹고 난 후 제 몸에 두드러기가 났었던 적이 있습니다.
아주 늦은 밤이였는데도 할아버지께서는 저를 위해서 지푸라기에 불을 피워서 연기를 온 몸에 묻혀 주시는 이상한 치료를 해 주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 치료 방법이 정말로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 어쩄든 저는 말끔히 나은 제 몸을 볼 수가 있었죠...........
제가 점점 커 가면 커갈수록 할아버지께서는 점점 늙게 되셨어요.그 당시 철이 없었던 저는
늙고 병드신 할아버지한테서 나는 냄새가 싫다고 할아버지를 싫어했어요
그래두 여전히 할아버지는 저를 아껴 주셨고 이사를 가서 일년에 몇 번 정도 밖에 볼 수 없었지만 항상 웃으시는 얼굴로 ....
" 우리 손녀 딸 왔구나~!! " 하시며 반겨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를 아낌없이 주는 사랑해주셨던 할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어요..
그 때가 중2때였데 친구들하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던 저는 할아버지 임종도 보지 못한 채
그렇게 할아버지를 영원히 만나지 못할 곳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저희 엄마께 나중에 들은 말인데 할아버지께서 정말로 힘드신 상황에서도 계속 제 이름만
부르셨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울었던지...........
지금도 너무 죄송스럽고 제 행동이 부끄러워서 할아버지가 계신 하늘을 못 볼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어요.....
할아버지 , 보고 싶어요..그리고 사랑해요

신청곡 있어요..조성모의 to heaven 들려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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